검색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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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뭐”
변호사를 개업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중학교 때부터 알고 지내던 사업을 하는 친구가 찾아와 보증을 부탁했다. 거절하기 힘든 입장이었다. 내가 힘들 때 그 친구는 여기저기 다니며 돈을 만들어 한밤중에 찾아와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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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들 뭘 추구하는 거죠?
영국계 컨설턴트 회사의 한국지사 사장이라고 하면서 준수하게 생긴 사십대 초의 남자가 나의 법률사사무실로 찾아왔었다. “요즈음 발생한 옥시사건아시죠? 영국본사를 대리해서 찾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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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을 먹고 사는 사람들
문예창작과를 나온 김민호씨는 을지로 뒷골목 낡은 건물의 이층을 빌려 혼자 출판사를 하고 있었다. 대머리에 작은 눈 그리고 움푹 들어 간 볼에서는 항상 가난과 외로움이 느껴졌다. 그에게 작은 소책자를 부탁하는 바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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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식 고층 감옥 풍경
오래된 구치소들이 이사를 하고 모양이 바뀌고 있었다. 문정동으로 옮긴 새로 지은 성동구치소를 찾아갔다. 몇 개동의 고층건물이 현대식 감옥이었다. 구치소 입구에서 전자출입증을 받아 목에 걸었다. 전에는 구역마다 교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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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도 같이 되지 마세요
한 달에 한번정도 만나 점심을 먹는 대학동기모임에 나갔다. 밥만 먹고 헤어지기가 시간이 아까워서인지 우리보다 젊은 초대 손님을 불러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십분 정도 듣기도 했다. 그날 젊은 여성강사는 백발과 주름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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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숨겨둔 보물
아내가 일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둥그런 갈색 플라스틱 통에서 낡은 증서 몇 장을 꺼내 펼쳤다. “이게 뭐야? 당신 초등학교 4학년 때 글짓기 상장 받은걸 아직도 보관 하셨네&rd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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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친구
장관을 마친 친구가 찾아와 점심시간 사무실 근처의 보리굴비 집으로 갔다. 중고등학교와 대학교를 거쳐 지금까지 평생을 친하게 지내왔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반장을 하면서 리더쉽이 있었다.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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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의사
중동을 여행하다가 희귀한 독충에 물린 적이 있었다. 독충이 몸에 들어가 잠복해 있다가 귀국한 몇 달 후 증상이 나타났다. 처음에는 종기가 난 걸로 알고 고약을 붙이기도 했다. 동네 피부과에서 의사가 고개를 갸웃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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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방해죄
법을 조롱하면서 그 위에서 날아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기업사냥꾼으로 유명한 한 돈 많은 회사의 회장이 변호사인 내게 이렇게 자랑한 적이 있다. “한 놈을 법적으로 죽이려면 간단해. 모략하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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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국장의 진술서
미국대통령 트럼프와 FBI 국장사이에 정보위원회에서 싸움이 붙었다. 핵심은 대통령이 수사 중단의 압력을 넣었느냐였다. 권력남용은 역대 미국대통령의 핵폭탄 같은 탄핵사유였다. 대통령의 방에서 아무도 배석하지 않은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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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과학자의 아이디어
변호사를 하면 수많은 정보를 얻게 된다. 그것들이 무덤까지 가지고 가야할 업무상 비밀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도 많다. 미국의 국가비밀문서도 시간이 지나면 비밀이란 자물쇠를 풀어놓았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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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어리 공학박사
과학자인 신박사가 구속이 됐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유학에서 돌아온 후 공과대학교수로 있으면서 평생 반도체 회로가 찍히는 투명필름에 대한 기술을 연구한 학자였다. 그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과학용어는 기독교 신도들의 방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