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경찰에 투신한 차상학 팀장(40·경위)은 수사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아 특진을 거듭해온 베테랑 수사관이다. 오랜 강력반 생활에서 쌓은 탄탄한 내공으로 험한 사건만을 다루기로 유명한 광역수사대를 ‘최강 드림팀’으로 이끌며 빛을 발하고 있다. 경찰 수사 역시 시대의 흐름을 따라야 하지만 피의자의 눈치를 보면서는 제대로 된 수사를 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피의자의 죄를 입증하지 못하면 결국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 불 보듯 뻔하다는 것.
오랜 강력반 생활을 거쳐 현재 충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를 이끌고 있는 차 팀장은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당시 사건에 대해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특히 피의자 김상철 씨는 확인된 3건의 사건 말고도 지난 94년 발생한 또 다른 살인사건의 혐의를 받기도 했다고 한다. 충북 괴산군의 한 당구장에서 시비 끝에 지 아무개 씨(당시 27세)를 때려 숨지게 한 뒤 농로에 유기한 혐의였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한 증인의 진술을 확보하고 유력한 용의자로 김 씨를 지목했지만 김 씨가 완강히 범행을 부인할 뿐 아니라 직접 증거를 찾지 못해 결국 기소하지 못했다고 한다.
2년 전 ‘살인기계’를 간신히 멈추게 하는 데엔 성공했지만 차 팀장은 김 씨 사건을 해결한 후에도 오랫동안 미련이 남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성 여인 같은 케이스가 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김상철과 알고 지내던 여성들 중 행적이 묘연한 여성이 또 있을지 압니까. 특정한 직업이나 거주지가 없는 여성들은 가족들과도 연락을 끊고 지내는 경우가 허다해요. 변을 당해도 생사조차 확인하기 힘들죠. 김상철의 휴대폰에 저장된 여성들, 주변의 여성들을 상대로 일일이 안부를 확인하고 싶었는데 여건상 그걸 못했어요.”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