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년 경찰에 투신해 현재 구리경찰서에서 근무하는 한인선 팀장(52·경감)은 25년 경력의 자타공인 베테랑 수사관이다. 사건과 관련해 한 팀장은 어릴 때부터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못 받고 자란 미애 양이 마지막까지도 처참한 주검으로 경찰에 의해 발견된 자체가 더없이 슬펐다고 회고했다. “소녀의 삶은 마지막까지도 쓸쓸했다고나 할까요. 처참하게 죽은 것도 모자라 미애는 반지하방에서 수일 동안이나 방치되어 있었으니까요. 솔직히 김 씨의 범행동기는 아직도 이해가 안되요. 컴퓨터 그만하라는 문제로도 부모 자식 간에 칼부림이 나는 세상이라니…. 김 씨 말대로 당시 제 정신이 아니었다 쳐도 범행수법이 너무 끔찍했기에 쉽게 납득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에요. 정말 화가 난 것은 범행 후 김필규가 보인 행동이었어요. 딸 아이를 처참하게 살해해 놓고도 너무 뻔뻔했거든요. 도피 중에 딸의 외가에까지 가서 밥을 얻어먹고 차비까지 두둑히 타서 올라 왔더라구요. 이런 사건을 다루다 보면 인간의 본성엔 ‘악마’가 공존하고 있다는 말이 사실인 것 같기도 해요.”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