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스크립션커머스’가 온라인 유통업계의 새로운 ‘먹을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형식의 판매는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는 위험이 따르지만 그 덕분에 누릴 수 있는 이점이 더 많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일단 직접 매장을 찾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또 인기 상품부터 신제품까지 다양한 브랜드의 물품을 체험할 수 있으며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받아 볼 수 있다.
대체로 판매 품목의 전문가들이 물품을 고르기 때문에 품질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도 없다. 특히 결정 앞에서 한없이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서브스크립션커머스가 고민을 한 번에 덜어준다. 판매자 입장에서도 정기고객을 확보하는 것인 만큼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큰 이점이다.
이 같은 장점 덕분에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서브스크립션커머스는 소셜커머스를 이어 온라인 유통업계의 새로운 ‘먹을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서브스크립션커머스 규모가 600억 원대로 성장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시장이 커질수록 다루는 상품도 다양화되고 있다.
서브스크립션커머스 열풍을 불러온 화장품부터 생활용품, 이유식, 반찬, 과일, 채소, 유제품, 계란, 수입과자까지 ‘없는 게 없을’ 정도다. 유기농 식재료로 만든 반찬을 배달하는 한 서브스크립션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강남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매출이 많이 올랐다. 요즘엔 여러 가지 제품을 다양하게 다루는 게 트렌드다. 우리도 처음엔 반찬만 배달했지만 이제는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유기농 우유, 계란도 같이 배달한다”고 말했다.
초반에는 생활필수품들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기호품까지 서브스크립션커머스가 접수했다. 원두, 꽃, 디저트, 셔츠, 태교용품 등이 대표적이다. 커피 애호가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진 ‘빈브라더스’의 경우 매달 3가지 맛의 원두를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소비자가 용량과 분쇄도를 결정하면 3명의 커피 전문가가 추천한 신선한 원두를 정해진 날짜에 배달하는 형태다. 가격은 300g 기준으로 2만 8000원. 월 초마다 원두를 구입한다는 박 아무개 씨(32)는 “카페를 오픈할 계획을 갖고 있는데 다양한 원두를 저렴한 가격에 접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한편 서브스크립션커머스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기존의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결합’을 시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한 셔츠전문 업체의 경우 소비자가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매달 셔츠 1벌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해 젊은 고객층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형 소셜커머스 사이트인 쿠팡도 지난달부터 생필품을 중심으로 서브스크립션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서브스크립션커머스가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시장은 아니다. 상품과 배달이라는 원래 온라인 시장을 기반으로 형태만 약간 달라졌다. 하지만 어떤 상품을 어떤 형태로 배달하는지에 따라 아이템이 무궁무진하다. 또 소비자들로부터 미리 돈을 받는 시스템이라 판매자 입장에선 자본에 대한 부담감도 덜하다. 안정적인 상품 확보, 배달 시스템에 기발한 상품 구성 아이디어만 있으면 도전해볼 만한 시장이다”고 말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