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교육감이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아 서울시교육감 잔혹사가 또 다시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공정택, 곽노현, 문용린, 조희연.
[일요신문] 지난해 6·4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고승덕 당시 교육감 후보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게 1심에서 당선무효형인 500만 원 벌금형이 선고됨으로써 ‘서울교육감 잔혹사’가 또 다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일고 있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심규홍)는 “낙선 목적의 허위사실 공표죄는 상대에게 불리한 사실을 공표해 유권자의 올바른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서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조희연 교육감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이번 공판은 조희연 교육감 측의 요청에 의해 국민참여재판으로 이뤄졌고 배심원들은 만장일치로 조희연 교육감이 유죄라고 판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측은 “결과가 실망스럽게 나왔다”며 “곧바로 항소해 무죄를 주장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아직 형이 최종 확정되려면 시간이 남았지만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들이 만장일치로 판결한 것에 교육계는 주목하고 있다. 조 교육감은 100만 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교육감 직을 잃게 된다.
그동안 역대 서울시교육감들은 유독 임기를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기 일쑤였다. 만약 조희연 교육감마저 사법처리 되면 직선 4명의 서울교육감 가운데 불명예 퇴진하는 3번째 교육감으로 기록되게 될 전망이다.
첫 직선 교육감을 지낸 공정택 전 교육감은 선거 당시 재산을 거짓 신고해 벌금형 150만 원을 선고 받고 취임 1년 3개월 만에 낙마했다. 이후 교육감 때의 뇌물 수수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두 번째 직선 교육감 곽노현 전 교육감도 불명예 퇴진했다. 곽 전 교육감은 후보 단일화를 한 후보에게 2억 원을 건넨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 받고 교육감직을 상실했다.
세 번째 직선 교육감인 문용린 전 교육감은 임기를 채우기는 했지만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보수 단일후보’라고 주장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에 있다.
한편 조희연 교육감이 즉각 항소 의지를 밝힘에 따라 사안은 좀 더 지켜봐야할 전망이다. 조희연 교육감은 2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제 머릿속 진실과 마음속 진심 모두 꺼내어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겸허하게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겠습니다”라고 남겼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