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지난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유세 장면.
‘박근혜 지지 단체’, ‘친박계 외곽 조직’ 등으로 알려진 포럼동서남북은 지난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의 서강대학교 동기동창인 성기철 전 시스폴 대표가 회장직을 맡았다. 성기철 회장은 서강대 동문으로 구성된 서강바른포럼 임원직을 맡기도 했는데, 해당 포럼이 대선 전날 선관위로부터 불법 SNS 활동이 적발된 것을 계기로 2013년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포럼동서남북 부회장을 맡아 활동한 이는 현재 중소기업유통센터 감사직을 맡은 윤정균 씨다. 성 회장과 윤 부회장은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 단군 이래 최대 프로젝트로 불렸던 용산개발사업의 자산관리사에서 함께 근무하기도 했다.
특히 윤 씨는 지난 18대 국회에서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의 후원회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정현 의원실은 지난 12일 <일요신문>에 “윤 씨가 18대 국회 4년간 후원회장을 맡았다. 이 의원과의 친분 때문인 것으로 안다”라며 “현재는 다른 분이 맡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포럼동서남북은 18대 대선을 3개월여 앞둔 2012년 9월, 양재동 AT센터에서 ‘내 꿈을 이루는 워크숍’이라는 제목의 대규모 총회를 열었다. 당시 총회에는 포럼동서남북 회원 200여 명이 모였는데, 이 자리에 이정현 당시 공보단장도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정현 최고위원은 13일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포럼동서남북 총회에 참석하게 된 계기에 관해 “특강요청이 있었나, 오래된 일이라 정확하지 않다. 당시는 큰 선거를 앞두고 도움이 되는 곳이라면 어디든 쫓아다니던 때였다. (후원회장이던 윤 씨가 포럼 부회장을 맡고 있었던 것에 관해) 그렇게까지 자세하게 알지 못 했다. 후원회 자체를 내가 크게 관여하고 있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또한 이 최고위원은 포럼동서남북이 있던 여의도 에스트레뉴 빌딩이 최근 새누리당 비밀캠프로 지목되고 있는 것에 관해서는 “그런 (빌딩)이름은 처음 들어본다. 지역구 활동에 매진하고 있어 관련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사진=이정현 최고위원
하지만 이 같은 주장에는 의구심이 따른다. <일요신문>은 이 최고위원이 지난해 9월 포럼동서남북에서 주최한 안보학술회의에도 참석한 사실도 별도 확인했는데, 이는 7.30 전남 순천․곡성군 보궐 선거에 당선돼 국회에 입성한 이후의 일이다.
대선 때 불법 SNS 활동이 적발된 이후 활동이 뜸하던 포럼동서남북은 지난해부터 본격 활동을 재개하고 세 규합에 나서고 있다. 현재 윤정균 중소기업유통센터 감사가 회장을 맡고 있다. 윤 감사 측은 대선 때 포럼의 활동이나 과거 이정현 최고위원 후원회를 맡게 된 계기에 관한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포럼동서남북 한 핵심 인사는 “포럼동서남북은 보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여러 활동을 하는 친목단체다. 대선 때는 회원 개별적으로 박근혜 후보를 위해 지원 활동을 한 것”이라며 “우리 포럼이 무슨 비밀캠프를 차려놓고 활동했다는 것인지, 언론에서 극히 일부를 갖고 소설을 써 오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 여권 고위 인사는 “포럼동서남북이 단순 보수단체일 뿐이라면 포럼 출신이 대선 끝난 뒤 주요 요직에 잇따라 발탁된 것은 설명이 되지 않는다. 공기업부터 새누리당은 물론 청와대 홍보수석실에 대기업 연구소까지 갈 수 있는 곳은 다 갔다”라며 “이들의 활동이 불법대선자금이나 십알단(십자군 알바단) 활동과 충분히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전했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