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경-김정수 부부의 별거설이 본격적으로 나돌기 시작한 건 지난 4월. 당시 신은경이 드라마 대본 연습 도중 실신해 화제가 됐는데 그 이유로 ‘남편과의 불화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이에 대해 신은경은 “새로 이사가는 집이 내부 공사 중이라 잠시 거처를 옮겨야 했는데 마침 드라마 촬영 중이라 가까운 곳에 오피스텔을 얻어 지내고 있을 뿐”이라며 “남편과 시어머니는 친척집에 머물고 있다”는 설명으로 별거설을 부인했다. 하지만 연예계에선 이들이 부부관계를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어긋나 있어 이혼도 시간문제라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려왔다.
이들의 불화설은 지난 6월 팬텀엔터테인먼트(팬텀)가 신은경 앞으로 낸 약 4억 원의 대여금 청구소송에서 승소하면서 구체화됐다. 팬텀은 지난 3월 서울중앙지법에 신은경이 빌려간 4억 원의 대여금을 돌려달라는 소장을 제출했고 3개월 후 법원은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런 법원의 판결을 접한 신은경은 “남편이 멋대로 내 인감을 사용해 팬텀 측에 돈을 빌린 것이며 판결이 날 때까지 전혀 알지 못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하며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비로소 이들 부부의 불화설이 간접적으로 입증된 것.
그렇지만 여전히 별거 및 불화설을 부인해온 신은경은 결국 지난 8월 8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결심을 했고 양육권만을 바랄 뿐”이라고 밝혀 이들 부부의 이혼이 가시화됐다. 신은경의 이혼 입장에 대해 남편 김 씨가 반대 의사를 밝혀 이혼을 합의하는 데 다소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아 보였지만 두 사람은 8월 24일 전격 이혼에 합의, 양쪽 법적 대리인이 서류를 법원에 제출하면서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신은경이 언론을 통해 밝힌 이혼 사유는 “신뢰가 무너졌다”는 것. 결국 팬텀과의 대여금 청구소송을 거치며 받은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이혼을 선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 부부가 파경을 맞은 결정적 계기는 대여금 청구소송이다. 그런데 이는 이미 별거가 시작된 뒤의 상황이다. 결국 뭔가 다른 이유로 이미 부부관계가 엇나가기 시작해 별거에 이르게 됐다는 얘기가 된다. 신은경의 말처럼 단순히 집 보수 공사 때문에 별거가 시작됐는데 갑자기 소송이 불거져 갈등을 빚다가 이혼으로 이른 것일까. 이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기자는 이들 부부가 ‘아이 문제로 힘겨워해왔다’는 소문을 접할 수 있었다.
신은경과 김 씨 사이에는 네살배기 아들이 있다. 지난 2004년 압구정의 한 산부인과에서 3.23kg의 건강한 사내아이를 출산한 신은경은 2005년 7월 돌잔치를 열면서 행복한 결혼생활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신은경의 측근에 의하면 아이가 아프면서 말다툼이 잦아졌고 부부 사이가 조금씩 삐걱대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이로 인해 엇나간 부부관계가 결국 별거로 이어졌다는 것.
김 씨가 인터뷰에 응하지 않자 이번에는 신은경이 머물고 있다는 방배동 집을 찾았다. 인기척도 없는 집 앞에는 아이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빨간색 유모차가 놓여있었다. 그러나 경비원은 “그 집에 아이가 있는 걸 본 적이 없다”며 아이의 존재에 대해 부정했고 집 앞에서 만난 신은경의 동생도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고 (조카를)못 본 지 오래됐다”고 대답하며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그렇다면 현재 신은경의 아이는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이런 의문은 오래지 않아 풀렸다. 신은경의 집 앞에 선 차에서 몸이 다소 불편해 보이는 한 아이와 보모로 보이는 이가 함께 내린 것. 이들은 차에서 내려 천천히 신은경의 친정집으로 걸어갔다. 신은경의 아이는 예전에 비해 키는 훌쩍 컸지만 돌잔치 때 공개된 얼굴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급하게 이들의 뒤를 쫓아가 인터뷰를 시도했는데 보모로 보이는 이가 아이를 안고 급히 집안으로 들어가 이도 무산됐다.
아이에 대해 자세한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연락을 취한 신은경의 측근은 “신은경은 지금까지 몸이 안좋은 아이를 정성껏 보살펴 왔으며 앞으로 아이가 성장하는 데 따른 모든 상황을 감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사람들이 이혼하는 이유를 돈 때문으로 알고 있지만 신은경 씨가 원하는 건 아이의 양육권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아이 때문에 불화설이 나도는 것에 대해서는 “신뢰가 깨진 게 가장 큰 이유이며 아이 문제도 그 속에 포함돼 있다”고만 언급했다. 이어 “신은경 씨가 너무나 힘겨워하고 있지만 아이를 위해서 이 모든 어려움을 감수해 나가고 있는 중”이라고 전해 애끓는 모정을 볼 수 있었다.
지난 24일 서초동 가정법원에 이혼 서류를 제출하고 협의 이혼한 신은경과 김 씨. 신은경의 바람대로 아이의 양육권과 친권은 엄마인 신은경에게 주어졌다. 측근들에 의하면 아이에게 뜻하지 않은 질병이 생긴 뒤 심적 고통이 컸던 신은경은 이제 엄마로서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겠다며 남다른 모정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비록 이혼이라는 방법을 선택했지만 김 씨와 서로 좋은 사이로 남고 싶다는 신은경. 부디 이혼이라는 상처를 극복하고 배우로서, 엄마로서 당당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길 진심으로 바란다.
홍재현 객원기자 hong92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