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사진은 모모타니 에리카가 출연한 작품의 재킷.‘두부집 효녀’로 알려진 일본AV배우 모모타니 에리카. 사진출처=프레스티지
모모타니 에리카는 연예인보다 더 예쁜 얼굴과 날씬하게 쭉 뻗은 몸매로 2014년 2월 정식 데뷔와 동시에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며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모모타니 에리카는 11개의 작품만을 찍고 데뷔한 지 약 반년 만인 지난 2014년 8월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많지 않은 작품 수에 활동 시기도 짧았지만, 그럼에도 아직까지 AV팬들 사이에서는 그의 이름이 꾸준히 거론되며 복귀를 바라고 있다.
이런 와중에 최근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 게시판 등을 통해 모모타니 에리카가 일본 고급 풍속점(성매매알선소)의 콜걸로 일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많은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모모타니 에리카의 ‘업소 진출설’ 등 근황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이 나돌면서 이런저런 여러 말들이 생산돼 더욱 확산되고 있는 형국이다.
#풍속점은 어디인가
한국 온라인 커뮤니티 및 SNS 상의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모모타니 에리카가 일하고 있는 업소의 위치가 어디냐에 대해 여러 말들이 나왔다. 일본 최북단 훗카이도부터 도쿄의 이케부쿠로, 아오야마 등이 거론됐다. 다만 업소명이 ‘토라OOO’라는 데는 큰 이견이 없었다.
기자는 먼저 도쿄 북서지역 교통의 요충지인 이케부쿠로역을 찾았다. 역의 대형 백화점을 중심으로 형성된 쇼핑 지역과 술집·음식점들 사이에 풍속집이 위치해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인터넷의 지도 검색을 이용하니 이케부쿠로에 ‘토라OOO’라는 상호명이 있었다. 찾아가보니 그곳은 풍속집이 아닌, 애니메이션·만화·게임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일본의 대형 프랜차이즈 상점이었다. 동명의 상호명을 착각해 네티즌들 사이에 잘못된 소문이 퍼진 것으로 보였다.
풍속점 ‘토라OOO-아오야마점’의 소재지인 도쿄도 아오야마 거리(왼쪽)와 아오아먀잇초메역 주변 풍경.
이어 아오야마로 가기 위해 아오야마잇초메역으로 향했다. 아오야마는 서울 청담동과 같은 고급 주택들이 밀집한 동네였다. 각국의 주일 대사관 건물도 자주 눈에 띄었다. 그러나 지도 검색에는 ‘토라OOO’라는 가게는 없었다. 다만 ‘토라OOO’ 단어가 들어가는 비슷한 상호가 아오야마 옆 아카사카에 있었다. 그곳은 고층의 고급 오피스텔 건물이었다. 건물 입구에는 주차요원이 서있었고, 입구는 굳게 닫혀 비밀번호가 있어야만 출입이 가능했다. 폐쇄적이고 보안·관리가 철저한 것을 보고, 이런 건물이라면 비밀 고급 풍속집이 입주해 있을 것 같다는 강한 느낌을 받았다.
거주민의 도움으로 건물 안에 들어갔다. 로비 직원에 이 건물에 ‘토라OOO’라는 상호의 업체가 있느냐고 물었다. 직원은 “그런 가게는 없다”고 답했다. 오피스텔 주소로 검색된 지도를 보더니 “왜 그런 이름의 가게에 이 주소가 뜨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또한 그 가게는 음식점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건물을 나가 옆으로 조금 더 걸어가면 해당 가게가 있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그러나 직원의 안내대로 따라간 곳에서 해당 상호명의 상점은 찾을 수 없었다).
오피스텔을 나와 헤매며 수소문을 한 것이 몇 시간, 기자는 결국 모모타니 에리카가 일하는 풍속점의 번호를 구할 수 있었다. 확보한 풍속점의 상호는 ‘토라OOO-아오야마점’이었다. 결국 한국에 알려진 상호명은 맞았고, 지역은 아오야마에 있다는 게 사실로 드러난 순간이었다.
클럽 토라◯◯◯-아오야마점 홈페이지에는 모모타니 에리카가 종업원으로 소개되어 있다.
모모타니 에리카가 일하고 있다는 풍속점이 아오야마에 있다는 것과 연락처는 확보했지만 정확한 주소는 어디인지 알려지지 않았다. 일본 풍속점을 소개하는 홈페이지에 공개된 ‘토라OOO’ 요금표에 ‘호텔요금’이 포함된 것으로 보아 전화를 해 예약을 하면 지정된 호텔 등에서 여성을 만나 서비스를 받는 것으로 보였다.
이에 기자는 ‘토라OOO’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다. 남자 직원이 받았다. 기자가 “모모타니 에리카가 여기서 일합니까”라고 물으니 “Yes(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모모타니 에리카가 이곳 직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기자는 오늘 모모타니 에리카가 일을 하는지, 예약이 가능한지 여부를 서툰 일본어로 질문을 했다. 그러자 전화를 받던 남직원은 대뜸 영어로 “Where are you from?(어디서 오셨습니까?)”라고 물었다. 기자는 머뭇대며 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러자 남직원의 짧은 답변이 돌아왔다. “Japanese only.(일본인만 가능합니다)” 일본인만 가능하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안타까운 답변이었다. 일반적으로 일본 풍속집은 일본인만을 손님으로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토라OOO’ 역시 일본인만 상대하고 있었다.
이후 몇 차례 사정을 말하려 했지만 남직원은 “Japanese only”라는 말만 되풀이하다 전화를 끊었다.
#모모타니 에리카가 일하는 풍속집을 둘러싼 몇 가지 사실
모모타니 에리카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은 한계에 부딪혔다. 다만 일본 풍속점 홈페이지와 남직원과의 통화를 통해 몇 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토라OOO’는 고급 풍속집이라는 소문대로 회원제로 운영하는 것으로 보였다. 앞서 홈페이지에 소개된 토라OOO 요금표에는 입회금이 2000엔(약 2만 원)이라고 적혀 있다. 그렇게 비싼 편은 아니지만 일본에서 사는 한 관계자는 “기존 회원의 추천이 있어야 가입이 된다고 한다”고 귀띔했다.
모모타니 에리카와 만나기 위한 요금은 따로 공개되지 않았다. 홈페이지 요금표에는 기본 2만 3000엔(약 23만 원)이라고 나와 있지만 ‘요금은 반드시 가게에 문의하십시오’라는 부연 문구가 적시돼 있다. 어떤 여성을 만나느냐 등 조건에 따라 가격에 변동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온라인 상에 떠도는 정보에서도 업소 여성들에게 등급이 있어 가격이 다 다른데, 모모타니 에리카의 경우 가장 높은 등급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 100만 원이 넘을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또한 토라OOO는 직접적인 성매매가 이뤄지는 업소가 아닌 유사성행위를 하는 풍속집인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모모타니 에리카도 직접적인 성매매는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모모타니 에리카는 토라OOO에서 일하는 여성 명단에 이름은 올리고 있지만 자주 일을 나오지는 않는 것 같았다. 토라OOO 홈페이지에 당일 출근 여성 명단이 공개되는데 모모타니 에리카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이어 홈페이지에 ‘인기 있는 직원’ 순위도 있는데, 모모타니 에리카는 지난 12일 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급기야 27일 기준으로는 공동 17위까지 떨어졌다. 즉 풍속집에 자주 나오지 않다보니 점수를 많이 받지 못한 것으로 추측된다.
#후기
백방으로 수소문을 했지만 모모타니 에리카를 찾아 직접 이야기를 나눠보는 데는 실패했다. 이에 그가 풍속업에 계속 종사할지, 다른 일을 찾게 될지 혹은 모두가 바라는 대로 AV 배우로 다시 돌아올지는 확인할 수가 없었다.
다만 팬들로서는 모모타니 에리카의 과거 작품들을 하드 디스크에서 꺼내 복기하며, 그가 다음 근황을 공개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게 됐다.
일본 도쿄=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