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 중 가장 많은 피해를 유발한 곳으로 지목된 옥시레킷벤키저의 신현우 전 사장이 검찰에 소환된 4월 26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과 피해자 가족들이 규탄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일요신문] “가습기 살균제, 폐 손상 인과관계 명확하지 않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의 최대 가해업체로 지목된 옥시레킷벤키저(옥시)로부터 연구용역비를 받고 옥시에 유리한 보고서를 써준 혐의로 긴급체포된 서울대 조아무개 교수에게 6일 오전이내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으로 보인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5일 이틀째 서울대 조아무개 교수를 상대로 실험보고서를 작성한 경위와 함께 연구용역비, 개인계좌로 받은 돈의 대가성 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조 교수와 주변 계좌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옥시 측으로부터 받은 연구용역비 2억5천만 원 가운데 일부를 학교 측에 청구하면서 용도를 허위로 기재해 유용한 혐의와 수천만 원을 개인계좌로 받는 등 조 교수가 개인적으로 사용한 정황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4일 조 교수의 서울대 연구실과 자택,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호서대 유아무개 교수의 연구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조 교수가 옥시 수사와 관련된 증거물에 손을 댄 흔적을 확인하고 그를 연구실에서 긴급체포했다.
검찰은 6일 오전께 뇌물수수와 증거위조 등의 혐의로 조 교수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며, 호서대 유 교수도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서울대 조 교수는 옥시가 가습기 살균제를 폐손상 위험요인으로 지목한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결과를 반박하고자, 2011년 10월께 원료 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흡입독성 실험을 의뢰받았다. 당시 조 교수는 ‘가습기 살균제와 폐 손상 사이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써주었다.
이 과정에서 조 교수는 옥시 측과 공모해 흡입독성 실험 데이터를 손보는 등 증거를 조작하고 뒷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호서대 유 교수도 같은 혐의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