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대검찰청 감찰본부(본부장 정병하 검사장)는 26일 감찰위원회를 열어 김수남 검찰총장에게 김 부장검사의 해임 청구를 권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감찰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김 총장은 법무부에 김 부장검사의 해임을 청구할 방침이며, 법무부는 검사징계위원회를 열어 해임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해임은 검사징계법에 따른 가장 높은 수위의 징계로 부하직원에 대한 폭언·폭행을 이유로한 해임 건의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5월 19일 김 검사의 사망사건으로 서울남부지검은 자체 진상조사에 나섰다. 이후 여러 의혹이 제기되자 이달 1일 대검 감찰본부가 김 부장검사를 대상으로 감찰에 나섰다.
대검은 김 부장검사가 서울남부지검과 법무부에서 근무한 최근 2년 5개월 간의 근무기간을 대상으로 감찰을 벌였고, 그 결과 김 부장검사의 폭행·폭언 사실이 확인됐다.
감찰본부에 따르면 김 부장검사는 장기미제 사건을 미리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김 검사에게 폭언하는 등 인격 모독적인 언행을 일삼아 왔으며 회식 등에서 김 검사를 질책하다가 술에 취해 손바닥으로 김 검사의 등을 치기도 했다.
이밖에도 근무 당시 중요하지 않은 사항을 보고했다는 등의 이유로 법무관들에게 수차례 욕설과 폭언을 해왔으며 민원 발생을 보고하지 않은 경위보고서가 맘에 들지 않는다며 보고서를 구겨 바닥에 던지는 등 인격 모독적 언행도 반복해 왔다.
또한, 김 검찰총장은 그동안 간부회의 등을 통해 김 검사의 유가족에게 여러 차례 유감을 표해왔으며, 이날 감찰 결과 역시 유가족에게 연락해 알리고 자료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본부는 “김 부장검사가 소속 검사와 공익법무관, 직원 등을 지도·감독하는 과정에서 폭언이나 모욕 등 인격 모독적 언행을 일삼은 점, 피해자들이 괴로워했던 점 등을 고려해 김 부장의 품성이나 행위로는 더 이상 검사로서의 직을 수행하기에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김 검사는 지난 5월 자택에서 업무 스트레스와 검사 직무에 대한 압박감으로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김 검사는 평소 친구들에게 ‘부장이 술에 취해 때린다’, ‘술 시중으로 힘들다’, ‘죽고 싶다’ 등의 메시지를 보내온 것올 알려졌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