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일요신문]박희범 기자 = 경기 용인시가 운영 중인 ‘CCTV상황실’의 보안이 뚫렸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향후 파장이 크게 일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행정기관 특성 상 ‘(인터넷)외부 접속’이 불가하지만 이런 가능성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용인시는 자칫 개인정보유출 등 범죄에 그대로 노출되어 왔다는 비난여론을 벗어나긴 힘들어 보인다.
8일 CCTV관련 통신업체들에 의하면 최근 용인시 관내 (불법주정차)CCTV유지관리업체인 ‘S시스템’이 외부 인터넷 선을 통해 행정기관 폐쇄망에 접속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런 의혹은 도로에 설치된 불법주정차 CCTV 단자함 안에 폐쇄망 선과 외부 인터넷 선, 두 개가 연결돼 있는 정황이 확인됐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CCTV관련 통신업체들의 제보에 따라 일요신문 취재팀과 용인시 수지구청 생활민원과 교통지도팀이 7일 현장(용인시 수지구 상현동 소재)에 설치된 불법주정차 CCTV 단자함을 조사한 결과, 두 개의 인터넷 선이 설치돼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현장에서 S시스템 관계자는 이런 부분에 대해 “하나는 내장용이고, 또 하나는 외장용으로 지금 용인시에 설치된 자사 단자함에는 이렇게 다 (설치)되어 있다”며 “전에는 외부 인터넷 선을 단자함에 설치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고 해지한 상태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S시스템의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외부 접속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 것은 수지구청에서 운영 중인 CCTV상황실 내 컴퓨터에 ‘알어드민(Radmin)‘이란 원격제어프로그램이 설치돼 있다는 사실이 추가로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市 수지구청 생활민원과 측은 일요신문 취재팀의 요청에 따라 CCTV상황실 컴퓨터 내에 알어드민이란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솔직히 알어드민이란 프로그램이 뭔지 잘 몰랐다”며 “또 이런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는지 조차 몰랐다”고 답했다.
일부 CCTV관련 통신업체들은 “CCTV상황실 내에 알어드민이란 원격제어프로그램이 설치돼 있다는 것은 외부에서 접속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아마도 문제의 S시스템이 유지보수비용을 아끼기 위해 원격제어프로그램을 설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市 수지구청 관계 공무원들이 이런 사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있어 일각에서 ‘보안점검 강화’와 ‘전문교육’ 등의 필요성을 요구하고 나섰다.
CCTV관련업체 종사자 A(42)씨는 “현재 일선 지자체들이 불법주정차 및 방범CCTV를 설치, 운영하면서 시스템에 대해 정확인 알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면서 “이런 현실이다 보니 일부 유지보수업체들이 원격제어프로그램을 이용해 비용 절감을 실시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자 市 수지구청 생활민원과 소속 최연식 교통지도팀장은 “폐쇄망을 사용하는 행정기관에, 특히 CCTV상황실에 외부 접속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큰 문제”라며 “솔직히 관련 공무원들이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이런 부분에 대해 잘 모른다”고 밝혔다.
최 팀장은 “당장 문제의 S시스템이 아닌 타 업체를 불러 이런 정황에 대해 사실 확인을 실시하겠다”며 “사실 확인 후 해당업체인 S시스템을 불러 진위여부를 따져 묻고 책임을 추궁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용인시 관내에 설치된 불법주정차 CCTV 일부 단자함의 경우 ‘시건장치(문이나 서랍, 금고 등에 설치하여 함부로 열 수 없도록 하는 장치)’가 없어 외부인의 행정기관 폐쇄망 접속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ilyo@ilyo.co.kr
CCTV상황실 내 컴퓨터 ‘원격제어프로그램’ 깔려지만 “공무원 아무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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