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요신문] 하용성 기자 = 마흔이 넘어서야 비로소 꽃을 피운 예인 장사익<사진>을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5년 만에 다시 만난다.
지난해 초반 성대수술로 인해 같은 해 5월 예정됐던 공연이 꼬박 1년 만에 성사됐다. 공연시간은 오는 26일 오후 8시다.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될 이번 공연의 주제는 ‘5월 봄날의 연가’다. 1부에선 김춘수 ‘서풍부’, 허영자 ‘감’, 마종기 ‘상처’ 등 시에 곡을 붙인 노래를 서곡처럼 들려준다.
2부에서는 ‘동백아가씨’, ‘님은 먼 곳에’, ‘봄날은 간다’ 등 장사익을 대표하는 곡으로 구성된다.
데뷔 20주년이던 3년 전 콘서트의 주제가 초심이었다면 이번엔 꿈 속 봄 같았던 지난날을 돌아보며 봄 지나 여름이 오기 전에 5월 봄날을 노래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대한민국의 가수이자 국악인인 장사익의 음악여정은 특별하다. 인생음악 인생을 국악에서 시작해 가수보다 소리꾼으로 불리는 그이지만, 장사익의 음악을 특정 장르로 규정하기란 불가능하다.
한 곡 안에도 판소리부터 오페라·트로트·칸초네·샹송·불교의 범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적 특성을 품은 그의 노래는 말 그대로 ‘장사익 스타일’이다. 가장 한국적인 목소리란 평가도 받고 있다.
1994년 장사익이 사물놀이패 공연을 끝낸 뒤 피아니스트 임동창의 반주에 맞춰 ‘대전 블루스’와 ‘봄비’, ‘동백아가씨’, ‘님은 먼 곳에’ 등을 연이어 부르자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은 넋을 놓고 그의 노래를 들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장사익은 이후 1995년 1집 ‘하늘 가는 길’을 시작, 2014년 ‘꽃인 듯 눈물인 듯’까지 8장의 개인앨범을 발표했다.
대표곡으로는 ‘찔레꽃’, ‘꽃구경’, ‘봄날은 간다’, ‘하늘 가는 길’ 등이 있다.
2006년 국회 대중문화 미디어대상 국악상과 1996년 KBS 국악대상 금상을 수상했고, 1995년부터 현재까지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친선대사로 활약하고 있다.
2007년 환경재단이 선정한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의 목록에도 선정됐다.
긴 재활 끝에 그가 다시 노래를 부른다. 영화보다 더욱 영화 같은 그의 음악인생 2막이 시작된다.
장사익의 노래는 전통민요의 가락과 정서를 현대적으로 재창작한 대표 사례이며, 소리가 실종되고 음향만 남은 가요계에서 대중음악과 전통음악 사이의 경계를 허문 독창적인 서정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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