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은혜재단 산하시설 직원이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입소장애인에 대한 인권침해와 횡령 등으로 설립자 부부가 구속되는 등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양평 은혜재단 사태가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등기 이사장의 사표를 둘러싸고 마찰을 빚어왔던 은혜재단에 대해 법원이 중립적인 변호사를 이사장 직무대행으로 선임하려고 하자, 설립자 측에서 이를 반대하는 신청서를 11일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법원이 변호사를 직무대행자로 임명하게 되면 당분간 설립자 측에 의한 인사전횡 등 분쟁요인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됐으나, 이처럼 설립자 측의 반대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앞서 수원지방법원성남지원 제5민사부는 설립자측에서 선임한 이사들이 김종인 이사장을 상대로 낸 ‘직무집행정지 등 가처분 신청’에 대해 지난 달 22일 이를 인용하고, 본안 판결 확정시까지 직무집행 정지를 결정했다.
은혜재단 설립 초기부터 이사로 재직하던 김종인 이사장은 2014년 8월 설립자 겸 이사장인 최모씨가 구속되면서 이사장직을 수행해 왔다. 김 이사장은 “설립자 출소 후 설립자 측의 압력에 의해 사표를 내긴 했지만, 재단 정상화를 위해 차기이사회에서 후임이사를 선출하면서 사표를 처리하는 조건으로 법인에 보관하라며 설립자 아들인 재단 간사에게 맡겼던 것”이라며, “이를 설립자 측이 임의로 양평군에 제출했다”며 재판에서 진실을 가린다는 입장이다.
설립자 측에서 이사장직무대행자 신청취하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에 재단 A원장은 “그나마 법원의 중립적인 변호사 이사장직무대행자 임명 소식에 내분사태가 다소 진정되나 싶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법원 결정이 어떤 식으로 나올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A원장은 “직무대행자 임명이 무산되면, 가처분 소송이 끝날 때까지 설립자 측의 인사전횡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하고, “설립자 측이 법원의 직무대행자 임명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것은 장애인들과 종사자들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은혜재단을 손아귀에 넣으려는 술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등기 이사장에 대한 직무정지가처분 신청이 인용되었으면 당연히 이사장 직무대행자를 임명해야 재단의 업무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것“이라면서, ”이미 3차례나 등기신청이 각하된 설립자 측 인사들이 재단을 운영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난했다.
통상 법원이 대표자의 직무집행을 정지할 경우에는 법원에 속한 중립적인 변호사 중에서 직무대행자를 선임하게 된다. 등기상 대표자의 직무가 정지되면 단체 내부는 물론 대외적으로 책임 문제가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대표자 등의 직무집행정지 및 직무대행자선임의 가처분이 이루어진 이상, 그 후 대표이사 등이 해임되고 새로운 대표이사 등이 선임되었다 하더라도 가처분결정이 취소되지 않는 한 직무대행자의 권한은 유효하게 존속하는 한편, 새로이 선임된 대표자 등은 그 선임결의의 적법 여부에 관계없이 대표자 등으로서의 권한을 가지지 못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A원장은 ”이처럼 법원에 의해 직무대행자가 임명되면 설립자 측이 재단을 자기들 마음대로 좌지우지 할 수 없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극구 반대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들이 재단을 사유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ilyo0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