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충남도의 지역산업 육성과 산업정책 실무를 담당하는 충남테크노파크(충남TP)가 자체 수행한 연구자료 등 공적 정보를 온라인에서는 공개하지 않는 등 정보 개방을 제한하고 있어 정부 시책을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충남TP 홈페이지 ‘혁신자원 DB(자료집)’ 항목에 게재된 발간책자 목록. 문서파일이 첨부된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 홈페이지에 게시된 자료 95개 중 단 7개 만이 문서파일이 첨부돼 있다.충남테크노파크 홈페이지 캡쳐
# 각종 연구자료 열람하려면 직접 방문해야
16일 현재 충남TP 홈페이지 ‘혁신자원 DB(자료집)’ 항목에 게재된 발간책자는 총 95개다.
이 발간책자들은 ‘충남 R&D 기획과제 경제적 타당성 분석’, ‘2016년 충남 과학기술 통계집’, ‘충남 대표산업 특허 분석’, ‘충남 과학기술 로드맵 수립’ 등 지역 산업 육성과 기술 동향 파악을 위한 연구·분석·조사 자료들이다.
이 95개의 자료 중 파일이 첨부돼 온라인에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단 7개뿐이다. 이마저도 현재 홈페이지의 문제로 자료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충남TP가 발간한 자료를 열람하기 위해서는 충남 천안시 직산읍에 위치한 충남TP 천안밸리 종합지원관을 직접 방문해야 한다.
본 기자가 이 자료를 인터넷을 통해 받아볼 수 있는지 충남TP에 직접 문의한 결과, 컴퓨터 문서파일(PDF 또는 HWP 등)로 저장된 자료와 그렇지 않은 자료가 있으며 직접 방문하면 책자를 제공하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도내 산업 및 경제와 관련된 자료를 보기 위해서는 천안까지 일부러 찾아가야만 하는 것이다.
# 연구자료 온라인 공개 안 되는 이유, 저작권 때문?
충남TP의 자료관리를 담당하는 총무팀 관계자는 “홈페이지 서버의 용량의 문제와 보고서에 포함된 자료 등이 저작권법에 저촉될 소지가 있어 온라인에서 공개하지 않고 있다. 또한 발간 책자 중 내부자료가 포함된 책자도 있어 공개가 제한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충남TP가 제시한 저작권 저촉과 내부자료는 ‘정보 접근 제한’의 타당한 근거로서 신빙성이 낮아 보인다.
홈페이지에 게시된 발간책자를 확인한 결과, 기관 내 인사, 사업계획서, 회의록 등 내부자료로 보이는 책은 발견되지 않았다.
또한 충남TP에서 발간된 보고서 등에 저작권법에 저촉되는 내용이 있다면 그 자체로서 문제가 된다.
충남TP의 이러한 ‘폐쇄적’ 정보 운용을 두고, 정부가 공적 자료를 별다른 절차 없이 온라인에서 공개하는 등 일반의 정보 접근성 제고에 나선 것과는 상반된 기조라는 비판이 나온다.
# 충남도 출연기관 중 온라인 공개 않는 기관 충남TP ‘유일’
충남TP와 달리 충남도내 출연기관들과 각 지역 TP들은 앞다퉈 지역 기업 육성과 산업 발전, 정책반영을 목적으로 공적 연구자료 등을 민간에 제공하고 있다.
<일요신문>의 확인 결과, 충남TP와 같은 충남도의 출연기관 중 연구보고나 동향 자료 등을 온라인으로 제공하지 않는 기관은 충남TP가 유일했다.
도의 대표 정책 연구기관인 충남연구원은 간행한 모든 자료를 컴퓨터 파일로 제공하고 있다. 종간된 자료도 모두 열람할 수 있다. 충남여성정책개발원은 기관의 자체 연구결과를 ‘정책제언집’이라는 이름으로 온라인으로 배포하고 있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도 향토문화·역사 자료를 홈페이지에서 내려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충남 인근 지역의 테크노파크도 기업들의 정보접근성 제고를 위해 기관이 수행한 연구보고서를 모두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다.
대전테크노파크(대전TP)는 모든 발간책자와 조사·분석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게시해 일반과 민간에 제공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5년 설립된 세종지역산업기획단(한국테크노파크협의회 소속)은 지역의 산업 현황과 조사 결과를 분석하는 등 기반을 만드는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산업자료’, ‘세미나 자료’, ‘대내외 산업 동향’ 등을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서 충남TP의 ‘폐쇄적’ 정보 운용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며, 나아가 지역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 중 하나라는 지적도 나온다.
충남TP 총무팀 관계자는 “내부 논의를 거쳐 기관이 수행한 연구결과 온라인으로 공개토록 하고, 충남TP의 정보 접근성 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ilyo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