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쌍용역 코오롱하늘채 아파트 모델하우스.
[천안=일요신문] 박하늘 기자 = 내년 5월 입주를 앞둔 천안 쌍용역 코오롱하늘채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시행사의 약속 번복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6일 코오롱 하늘채 아파트 입주예정자 모임에 따르면 올해 초 계약 시 시행사인 에이젯산업개발(주)이 발코니 확장을 신청하면 안방에 붙박이장을 무상으로 제공키로 했다. 시행사의 제안에 입주예정자 상당수는 발코니 확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입주예정자들의 생각과 달리, 붙박이장이 설치된 안방은 퀸사이즈의 침대조차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좁았다. 붙박이장이 설치되지 않은 모델하우스에서 입주예정자들은 붙박이장이 차지할 공간을 가늠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실제 이 아파트의 전용면적 59.93㎡(24평형)의 안방면적은 가로 3300㎜×세로 3000㎜로, 붙박이장을 설치할 경우 가로 길이가 2600㎜로 줄어든다. 가로 2100㎜×세로 1500㎜의 퀸사이즈 침대가 들어가면 가로 여유 공간이 50㎝ 밖에 남지 않는다. 안방 안으로 열리는 방문(길이 1050㎜)의 회전반경까지 더해지면 안방의 여유 공간은 더 작아진다. 다른 면적의 세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입주예정자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붙박이장이 설치된 안방의 가구 배치를 두고 고민이라는 글들이 쏟아졌다. 이윽고 입주예정자들은 시행사 측에 붙박이장을 안방이 아닌 다른 방에 설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시행사는 입주자의 요청에 따라 이전 설치를 약속했다. 하지만 이내 만 하루도 안 돼 이 약속은 번복됐다. 붙박이장 제작이 완료돼 변경이 어렵게 됐다는 것. 시행사 측은 이전 설치를 원할 경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통보했으며, 시행사의 약속 번복에 입주예정자는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입주예정자의 항의에 시행사는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며 붙박이장 변경 설치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행사의 태도가 문제였다. 변경안을 휴대전화 문자로 통보하며 신청기한을 사흘간으로 한정한 것이다. 공지 문자를 늦게 확인하거나 해외에 나가 있던 입주예정자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런 시행사의 주먹구구식 대응에 시행사 관계자와 함께 참여하는 코오롱 하늘채 아파트 입주예정자 커뮤니티에는 시행사에 대한 항의가 빗발쳤다. 입주예정자 A씨는 “무상으로 안방에 해준다고 해놓고 분양 받으면서 안방에 안 되는 걸 검토도 안 하고 분양한 걸 보니 너무 화가 난다”며 “모델하우스 할 때 붙박이장도 해놨어야지. 무상서비스라는 좋은 말 써놓고 사람 홀리더니 사기당한 기분”이라고 격앙된 감정을 드러냈다. 또 다른 입주예정자 B씨는 “붙박이장 설치 건은 책임자가 책임져야한다. 무조건 이해 바란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라며 “미리 알아보지 않은 관리 책임자 부주의다. 입주자가 손해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인가”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시행사는 계약서에 따른 것으로 시행사가 책임지지 않아도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행사 에이젯산업개발(주) 대표 C씨는 “공지를 번복했더라도 법적 문제는 없지 않은가”라고 반문하며 “무상 제공된 붙박이장은 분양승인 품목이 아니다. 계약 시 입주예정자들에게 이미지 사진을 보여주며 설명했고 계약서대로 시행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어 “신청기한이 짧은 것은 시공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라며 “고객들의 불만을 100% 수용할 수는 없다. 붙박이장은 안 해도 되는 것을 시행사가 고객 편의를 위해 해준 것이다. 변경안을 제시한 것도 고객들을 위한 것 이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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