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뿐 아니라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할 때 쓰는 ‘가즈아!’라는 말도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이제 외국인도 ‘GAZUA’를 따라 쓸 정도다. 가상화폐 광풍이 불면서 국내 거래소의 가상화폐 가격이 외국보다 비싼 ‘한국 프리미엄’ 현상도 뚜렷하다. 그런데 ‘한국 프리미엄’보다는 조롱섞인 표현인 ‘김치 프리미엄’이라 부르는 경우가 더 많다.
김치 프리미엄은 기본적으로 한국에서 비트코인 거래량이 많기 때문에 벌어진다. 수요가 넘쳐나니 가격이 그만큼 오르게 된다. 차이가 클 때는 이 프리미엄이 30%가 넘게 벌어진다. 이런 까닭에 비트코인도 직구하면 싸다. 20일 기준 거래소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한국과 미국의 비트코인 가격차이는 적게는 17%에서 많게는 21%까지 난다. 약 20%가 김치 프리미엄인 셈이다.
한국은 비트코인 광풍으로 미국에 비해 가격이 17~21% 정도 높다. 일각선 이를 ‘김치 프리미엄’이라 부른다.
초기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의 큰 장점으로 전 세계로 전송할 수 있으며 수수료가 낮다는 점을 들었다. 예를 들어 외국에서 일을 하며 나이지리아나 짐바브웨처럼 은행 시스템이나 화폐 시스템이 무너진 곳에 가족이 있는 경우 돈을 보낼 때 큰 수수료를 내야 했다. 웨스턴유니언 같은 전통적인 송금회사를 이용할 경우 수수료는 5%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다르다. 거의 수수료 없이 비트코인을 전송해 해당 국가에서 인출하면 그만이다.
그럼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전 세계로 보낼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가격 차이는 왜 일어날까. 가상화폐 전문가들은 먼저 ‘보낼 수 있지만 보낼 수 없는’ 애매한 상황을 꼽는다.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가상화폐 가치의 엄청난 불안정성이다. 현재 외국에서 비트코인을 사서 한국으로 전송할 경우 최대 3일, 운이 없으면 이보다 더 걸릴 수 있다고 한다. 이 기간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 좋겠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선 언제 떨어질지 혹은 대폭락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변동성이 엄청난 시장에서 비트코인을 사서 최대 5일 이상을 가만히 손 놓고 있어야 한다. 김치 프리미엄이 최대치로 낀 상황에서 며칠 동안 30%는 떨어지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어야 시도할 수 있다.
재정거래 성공담을 적은 한 커뮤니티 글. 암호화폐 커뮤티니 캡처.
만약 이 방법이 아니라 해외 거래소에서 바로 카드를 이용해 사는 경우도 있지만 이때는 카드 수수료, 환전수수료 등을 지불해야 한다. 이 금액이 약 4%에 이르러 적지 않다. 만약 돈을 받는 외국거래소를 이용하더라도 외국 계좌를 만들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외국에 돈을 송금할 경우 절차가 복잡하다. 연간 5만 달러 이상 외국에 보내려면 증빙서류를 은행에 따로 제출하는 등의 신고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만약 신고를 하더라도 비트코인을 사겠다는 목적으로 제출할 경우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없다고 봐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김치 프리미엄은 투기 수요와 빠른 변동성 탓에 생겨난 거품이다. 지연 시간과 외국 계좌와 연결됐지만 완전 연결되지 못하게 만드는 각국의 법과 규제의 이유도 있다. 이런 규제를 피하고자 직접 돈을 싸들고 김치 프리미엄이 크게 낀 시장으로 가는 경우도 있다. 직접 해당 나라로 가 현금으로 비트코인을 산 뒤 한국에 저장하는 방식이다.
특히 금융이 발달하지 않고 치안이 좋지 못한 나라들이 대개 환율이 저평가받고 있어 비트코인도 한국에 비해 훨씬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짐바브웨, 볼리비아 등이 이들의 타깃이었다. 이런 나라로 직접 돈을 싸들고 가서 현지 거래소에서 직접 비트코인을 산 뒤 한국에 파는 환차익 거래를 이들은 ‘재정거래’라 부른다.
유명 암호화폐 커뮤니티 홍 아무개 씨는 이런 거래를 하는 모습을 인증하며 유명세를 탔다. 짐바브웨 등으로 떠난다고 한 뒤 화폐를 쌓아놓고 재정거래 성공 인증을 하는 식이다. 이런 대규모 재정거래 외에도 소소한 재정거래도 인기다. 한 비트코인 구매자는 “동남아나 일본 여행시 비트코인을 사서 재정거래를 하면 여행비는 뽑을 수 있다. 조금 욕심 내면 여행비 그 이상의 수고비도 벌 수 있다”고 귀띔했다.
물론 투자는 본인의 선택이지만 출입국시 현금을 들고 갈 때는 꼭 신고해야 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미화 1만 달러에서 3만 달러 이상을 들고 갈 때 신고하지 않으면 과태료 처분, 미화 3만 달러를 초과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 재정거래 사기 주의보…먹튀 땐 속수무책 ‘유빗’ 해킹 탓 파산 재정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사기주의보도 나오고 있다. 재정거래뿐만 아니라 비트코인을 활용해 외국과 거래하는 경우 ‘먹튀’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커뮤니티에서 자신이 비트코인 재정거래를 한다며 ‘돈을 준다면 투자를 같이 해주겠다’는 이용자들이 종종 눈에 띈다. 대부분의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위험할 것 같다’며 꺼려했지만 관심 있다는 이용자도 적지 않다. 만약 거래가 성사됐더라도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워낙 커 정작 손해볼 가능성도 없다고 할 수 없다. 특히 이렇게 돈을 모은 사람이 재정거래를 하겠다며 해외로 도피할 경우 잡기도 힘들 뿐더러 엄청난 시간이 소요된다. 위험성이 너무 큰 셈이다. 비트코인으로 해외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장터에서도 사기는 벌어지고 있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외국 비트코인 장터에서 약 100달러의 비트코인으로 200달러 상당의 상품권을 거래할 수 있다는 조건을 보고 구매를 했다가 먹튀를 당했다’는 글을 올렸다. 가상화폐 거래시 한 번 체결되면 사기 여부와 상관 없이 돈을 받기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지난 19일 암호화폐 거래소 ‘유빗’에서 해커들이 유빗의 지갑을 해킹해 자신의 지갑으로 비트코인을 보냈다. 한 번 성립된 거래는 불법 여부와 상관 없이 되돌릴 수가 없다. 엄청난 비트코인이 사라지며 유빗은 사건 당일 파산을 선언했다. 가상화폐의 특성상 한번 거래소를 떠나 다른 거래소에서 세탁하면 잡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 거래에 주의가 요구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