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와 1억 3700만 달러에 달하는 5년 장기계약을 체결하며 NFL 역대 최고 연봉자로 등극한 지미 가로폴로. 사진=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공식 페이스북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49ers)는 지난 8일(현지시각) FA 자격을 얻은 지미 가로폴로와 1억 3700만 달러(약 1480억 원)의 5년 장기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NFL 역대 최고 연봉에 해당하는 계약이다.
종전 최고 연봉자는 디트로이트 라이온즈의 쿼터백 매튜 스태포드로, 5년에 1억 35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은 바 있다.
1991년생인 가로폴로는 이스턴 일리노이 대학 출신으로,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62번으로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에 지명됐다.
패트리어츠에서 2015년과 2017년 두 차례 슈퍼볼 우승이라는 영광의 순간을 함께 했지만, 가로폴로는 ‘슈퍼스타’ 톰 브래디의 그늘에 가려진 백업 쿼터백으로 우승의 순간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세 시즌 동안 17경기만을 소화했는데, 그중 선발출전은 2경기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가로폴로는 지난해 10월 31일 패트리어츠에서 포티나이너스로 ‘깜짝’ 트레이드됐다. 이 트레이드 과정에서 패트리어츠의 중심인 로버트 크래프트 구단주와 빌 벨리칙 감독, 쿼터백 브래디의 갈등 골이 심해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977년생 만 40세의 나이에도 현역을 계속 이어가고 싶어 하는 브래디가 자신의 후임이자 라이벌인 가로폴로를 타 팀으로 이적시킬 것을 크래프트 구단주에 요청했는데, 그를 브래디의 후임으로 애지중지 키워온 벨리칙 감독이 이 사실을 알고 크게 화를 냈다는 것이다.
결국 구단은 브래디의 의도대로 가로폴로는 포티나이너스로 떠나보냈고, 이 일로 브래디와 갈등이 깊어진 벨리칙 감독이 패트리어츠를 떠날 수도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물론 구단과 당사자들이 나서 이러한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미 트레이드 보낸 가로폴로는 다시 불러들일 수는 없었다.
포티나이너스 이적과 함께 브래디의 그늘에서 벗어난 가로폴로는 눈부신 성적을 기록했다. 5경기 선발로 출전해 경기당 평균 409.6패싱야드에 28.8득점을 얻는 활약을 펼친 것이다.
가로폴로 선발출전 전까지 11경기에서 1승밖에 거두지 못했던 포티나이너스는 가로폴로의 활약에 힘입어 시즌 마지막 파죽의 5연승을 거두며 6승 10패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에 슈퍼볼 우승 5차례에 빛나는 명문팀이지만 2014년 이후 4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포티나이너스는 NFL 선발 출전 7경기에 불과한 가로폴로에 ‘역대 최고 연봉자’ 대우를 해주며 그의 마음을 붙잡은 것이다.
이번 계약으로 가로폴로는 5년간 연평균 2750만 달러(약 300억 원)를 받게 됐다. NFL의 1년 정규시즌은 16경기에 불과하다. 이후 와일드카드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슈퍼볼까지 모두 출전한다고 해도 1년에 총 20경기를 소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가로폴로가 매 시즌 최대 20경기에 선발 출전한다고 가정해도 한 경기당 가로폴로가 받는 돈은 15억 원에 달한다.
패트리어츠에서 가로폴로에 앞서 주전으로 나선 백전노장 브래디와 비교한다면 어떨까. 브래디는 데뷔 후 지난 14년 동안 1억 3540만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로폴로의 이번 5년 계약보다 160만 달러가 작다.
현재 브래디는 오는 2019년까지 계약이 남아있다. 2018년 브래디 연봉은 1400만 달러로 2750만 달러인 가로폴로의 절반 수준이다. 참고로 브래디는 커리어 통산 정규시즌 197승에 플레이오프까지 223승을 거둔 반면 가로폴로는 통산 정규시즌 7승밖에 없다.
브래디가 실제 가로폴로를 라이벌로 경계해 패트리어츠에서 내쫓았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가로폴로 입장에서는 포티나이너스로의 트레이드가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된 셈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