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경찰서는 고교동창을 폭행하고 금품을 갈취한 혐의로 변호사 김 씨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씨는 김 씨를 피할 수 없었던 이유에 대해 “보복이 두려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씨를 안다는 한 남성은 “(이 씨를) 주변에서 지켜봤을 때 정말 순수하신 분이라는 것 정도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변호사 김 씨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다. 강동경찰서 관계자는 “피해자 이 씨의 몸 전반에 상처가 있었다”고 신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대한변호사협회도 4월 6일 보도자료를 통해 “변호사로서의 명예와 품위를 저버린 행위로써, 변호사법 제24조(품위유지의무 등) 위반 여부에 관하여 대한변협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진행 중인 경찰 조사와는 별개로 위 변호사에 대해 대한변협 조사위원회에 조사요청을 하였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김 씨에게 제기된 혐의가 법원으로부터 유죄로 인정된다면 김 씨는 변호사법에 의해 변호사 자격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 변호사법은 영구제명, 제명, 3년 이하의 정직, 3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견책이라는 다섯 가지 징계유형을 정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변호사가 영구제명된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법원은 고교 동창을 폭행하고 노예처럼 부리며 억대의 돈을 빼앗은 30대 남성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한 바 있다. 법원이 검찰이 구형한 형량보다 2년이나 높은 판결을 내린 것이다.
대한변협 이율 공보이사는 “최대한 빨리 진행할 예정이지만 조사위원회와 징계위원회를 거치면 빨라도 3개월 정도 소요될 것”이라며 “보도된 내용이 사실이라면 협회 차원에서는 정직 정도의 징계를 내릴 수 있다. 하지만 김 씨가 법원으로부터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받으면 자동으로 변호사 자격이 상실되어 협회 징계는 큰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취재 결과 최근 강동경찰서에 김 변호사 사건과 관련해 합의서가 제출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김 씨가 폭행 사실을 일부 인정했음에도 아직 김 씨에 대한 경찰의 소환 조사조차 진행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4월 11일 합의서가 제출된 것이 맞다”며 “조만간 김 씨에 대한 소환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변호사는 “합의서가 제출되어도 경찰 수사는 진행되겠지만, 수사 의지가 크게 꺾일 수밖에 없다”며 “법적 처벌 수위도 크게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4월 12일 기자가 피해자 이 씨를 직접 만났지만 “모든 것이 끝났다”고만 말한 뒤 자세한 얘기는 자신이 근무 중인 편의점 사장과 이야기하라며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이 씨의 근무처 사장에게서 들은 얘기는 쉽사리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었다. 사장 A 씨는 김 씨를 ‘괜찮은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이 씨와 김 씨가 서로의 부모도 아는 사이라고 말했다. A 씨는 “(이 씨가) 언론에 어떠한 이야기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도 작성했고 김 씨로부터 금전적인 보상도 충분히 받았다”고 말했했다.
한편 기존에 알려진 바와 달리 김 씨는 여전히 정상적으로 업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4월 10일 김씨가 운영하는 법률사무소에 방문하자 사무소 직원은 “변호사님이 지금은 외부 미팅에 나가셨다. 원래 주로 사무실에 계신다”고 말했다. 김 씨가 운영 중인 법률사무소 공식 홈페이지와 대한변협 홈페이지 어디에도 김 씨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조차 찾아볼 수 없다.
‘일요신문’은 김 씨의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를 했으나 김 씨의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박혜리 기자 ssssch3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