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전경.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홈페이지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을 심의하기 위해 오는 17일 열리는 감리위원회를 대심제로 열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금융위에 대심제를 신청했다.
대심제는 분식회계와 같은 회계부정이나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제재 과정에서 검사부서와 제재 대상자가 동시에 출석, 일반 재판처럼 진행하는 것이다.
보통 감리위는 금감원 관계자가 사건 내용 설명 후 퇴장하면, 제재 대상자가 입회해 의견을 진술하고 감리위원들이 논의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번 대심제로 펼쳐지는 감리위 심의 때는 금감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양측 관계자가 동시에 입장해 상호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금감원 회계조사국이 감리위에 분식회계 증거를 제시하고 의견을 제시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측 관계자와 변호사가 반대 주장을 펴게 된다.
금융당국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면서 최종 제재 결정은 예상보다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2월 제재 절차 개선안을 발표하면서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건처럼 국민적 관심도가 높거나 과징금 규모가 큰 사안의 경우 우선적으로 대심제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발표 이후 이번에 두 번째로 적용되는 것이다. 지난달 한라중공업 심의 때 처음으로 적용됐다.
또한 특정 사안을 좀 더 심도 있게 조사하기 위한 감리위 내 소위원회 구성 여부도 추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쟁점이 복잡한 안건은 소위원회 제도를 활용해 사전검토를 활성화하고, 심의위원이 필요로 하는 경우 증선위·자문위 심의 전 제재 대상자가 개별 심의위원에게 소명할 기회도 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금융위에 소위원회 구성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2011년 설립 이후 계속 적자를 내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 전해인 2015년 1조 9000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을 두고, 고의적인 분식회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를 장부가액에서 공정가액(시장가)으로 갑자기 변경, 흑자 전환하는 과정에서 분식회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외부 전문가와의 협의를 통해 회계기준을 적용한 것일 뿐 분식회계가 아니라며 행정소송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