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후보에게 2002년 9월 대전 계룡병원에서 장애등급 6급 1호를 진단 내렸던 의사 A 씨는 7일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오래전 일이라 진료기록도 없어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면서도 “그때 종종 진단서 당일 발급을 미루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럴 땐 환자가 없는 상태에서 진료기록만 가지고 장애등급 안내책자를 찾아 진단을 내렸다. 그러는 과정에서 손가락과 발가락을 헷갈렸을 가능성이 있다. 오기 가능성도 있고 현재로선 실수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시에는 지금처럼 장애등급 받는 절차가 복잡하지 않아서 환자 쪽을 생각해 주는 경우가 더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3월 17일 한남대 교정에서 대학생과 대화를 나누는 허태정 후보. 사진=일요신문 DB
허태정 후보는 5월 15일 대전 서구 둔산동 선거사무소에서 10대 공약 발표 기자회견 뒤 발가락 훼손 의혹을 묻는 언론의 질문에 “1989년의 일이라 정확히 기억할 수는 없지만 모든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억할 수 없다“는 발언이 도마 위에 오르자 5월 24일 허 후보는 “1989년 7월 대전 대덕구 대화동 공사현장에서 엄지발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로 병역 면제를 받았다. 평생 장애를 갖고 있다. 당시 사고로 인근 소망병원에서 2주 정도 입원한 기억이 있다”고 해명했다. (관련 기사)
허태정 후보는 2002년 9월 대전 계룡병원에서 6급 1호 장애등급 판정을 받은 뒤 대전 서구 도마1동사무소에 장애인 등록을 완료했다. 6급 1호는 상체 절단장애나 상체 관절장애를 가진 사람이 받는 급수·호수다. 보건복지부의 장애등급판정기준에 따르면 발가락 1개 절단으로는 2002년이든 지금이든 장애등급을 판정 받을 수 없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발가락 1개 손실로는 장애등급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장애등급 판정을 내리는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예전에는 의사의 진단서만 가지고도 장애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 허위로 장애등급을 받는 일이 많아 2011년부터 국민연금공단이 장애등급을 심의하도록 바뀌었다”며 “2002년이나 지금도 발가락 1개 손실로는 장애등급을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최훈민 기자 jipchak@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