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우즈벡전에서 선발출장해 골까지 기록했던 황현수. 사진=대한축구협회
[일요신문]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고 했던가. 대한민국 U-23 축구 국가대표팀이 우즈베키스탄을 약 7개월만에 다시 만나게 됐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선 대표팀은 23일 인도네시아 치카랑 위바와 묵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16강전에서 난적 이란에 2-0 승리를 거뒀다. 대표팀은 8강에서 우즈벡을 만나게 됐다.
우즈벡과는 악연이 있다. 이번 대회 준비과정이라 할 수 있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만나 1-4 패배를 당한 바 있다.
지난 1월 중국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한국은 4강에서 우즈벡에 패했고 이어진 3/4위전에서도 패배해 최종 4위를 차지했다. 대표팀의 저조한 성적에 대한축구협회는 당시 팀을 이끌던 김봉길 감독과 결별하고 김학범 감독에게 아시안게임을 맡기게 됐다.
당시 대표팀에게는 뼈아픈 패배였다. 전반 선제골을 내준 이후 후반 추격골로 따라갔다. 하지만 경고누적 퇴장으로 한 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연장전으로 경기가 이어졌고 내리 세 골을 내주며 패배했다.
현 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는 손흥민도 이 경기를 후배들에게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6강 승리 이후 “경기에 앞서 후배들이 우즈베키스탄에 1-4로 패했던 것을 상기시켰다”면서 “대한민국 축구가 절대 1-4로 질 팀이 아니다는 점을 강조하며 후배들의 자존심을 살짝 긁었다”고 밝혔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나선 우즈벡 대표팀에는 지난 1월 경기에도 나섰던 감독부터 선수들이 대거 잔류해있다. 라프산 카이다로프 감독은 그대로 우즈벡 U-23 팀을 이끌고 있다. 당시 22인의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 중 대다수인 17명이 이번 대회에도 나섰다.
지난 1월 한국을 상대로 선발출전 했던 11명 중 10명이 이번 대회 16강 홍콩전에도 출전했다. 한국전 득점자 또한 우즈벡의 두번째 골을 넣었던 아지즈존을 제외하면 모두가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한편 한국은 대표팀 명단이 대거 물갈이가 됐다. 1-4 충격적 패배를 당한 선수단 중 4명만이 이번 대회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선발 출전했던 황현수, 장윤호를 포함해 교체로 나섰던 김문환과 조유민이 모두 김학범 감독의 지도를 받고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