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이 일어난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의 한 PC방 앞 시민들이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가져다 놓은 꽃들이 놓여있다. 고성준 기자
강 의원은 “심신미약 상태의 행위에 대해 죄질·행위태양 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감형을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감형한다’는 의무조항을 ‘감형할 수 있다’는 임의조항으로 바꿔 법을 유연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행 형법 제10조 제1항과 제2항의 경우, 심신상실자와 심신미약자로 인정된 자의 범죄에 대해 반드시 형을 면제 또는 감경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는 ‘행위당시의 책임 여부’에 따라 형벌을 부과해야 한다는 ‘책임원칙(Schuldprinzip)’이 우리 형법의 기본 원칙이기 때문이다.
반면 해외 입법례는 우리와 차이가 있다. 미국 등 영미법 체계 국가에서는 아예 심신미약자에 대한 형 감경조항이 없다. 또한 우리와 같은 대륙법 체계를 사용하는 독일에서도 형법 제20조와 제21조에서 ‘심신미약자의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한정책임능력이 존재하더라도 법관의 판단에 따라 감형하지 않을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
이번 개정안은 우리 형법 상의 책임원칙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심신상실자의 감형 여부는 사건의 경중 등에 따라 법관의 재량으로 법을 적용토록 하고 동 개정에 따라 사문화되는 제3항(자의적 심신상실자에 대한 배제조항)을 삭제하려는 것이다.
강 의원은 “최근 대한민국을 큰 충격에 빠뜨린 강서구 PC방 아르바이트생 살해사건에 대한 국민적인 분노를 참작하여 해당 개정안을 ‘김성수법’으로 하려 한다”며 “이미 비슷한 사건으로 여러 차례 사회적 논란이 일었으므로 해당 개정안이 속히 통과되어 더 이상 이로 인해 국민감정이 상처 입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