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는 17일 오후 서귀포시 성산읍에 위치한 옛 해저광케이블 기지였던 ‘빛의 벙커’개관식에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 사진=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일요신문] 박해송 기자 = 원희룡 지사는 17일 오후 제주 성산에 위치한 지하벙커를 방문했다.
기능을 상실한 폐시설을 예술 공간으로 되살린 미디어아트 전시관 ‘빛의 벙커’ 아미엑스가 17일 성산에서 공개됐다.
원 지사는 이날 높이 5.5m, 3000㎡(900평) 넓이의 공간을 걸어다니며 관능적 화면으로 투사된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들을 바그너의 오페라와 베토벤의 교향곡을 들으며 감상했다.
원 지사는 개관식에 참석해 “제주도는 깨끗한 자연 환경을 지키는 것을 생명으로 생각한다”며 “그 위에 체험과 감동, 함께하는 문화예술이 바람과 파도처럼 덮을 때 진정한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힐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비앙 페논(Fabien Penone) 주한프랑스대사는 “미디어 아트 전초기지가 될 빛의 벙커를 계기로 제주와 프랑스의 더 많은 협력 관계를 기대한다. 제주도의 국제적이고 개방적인 노력에 함께 동반자가 되겠다”면서 “양국 간 지방협력을 통해 제주도와 프랑스의 정책이 더 발전하고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전시의 주관 사업자인 박진우 ㈜티모넷 대표는 “준비기간이 4년이 걸렸다”며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 예술의 섬 제주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잊혀진 삶의 장소를 되살리는 도시 재생과 문화 예술이 결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미엑스 전시관은 1990년 해저 광케이블 관리를 위해 만들어진 지하의 비밀벙커 내부에 국가 통신시설이 설치됐던 곳이다. 벙커 외부에는 철문과 방호벽 등이 철거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다.
예술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아미엑스 프로젝트는 빔 프로젝트와 스피커를 설치해 작품을 영상으로 투사하고 음악과 함께 구성해 예술가의 창작의도에 대한 창의적 해석을 유도하고 있다.
클림트 작품 영상은 1회당 45분간 상영된다. 관람객들은 어두운 벙커안을 자유롭게 헤집고 다니며 작품에 몰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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