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불법 만화 공유사이트 마루마루가 20일 홈페이지 운영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운영자는 “장사 접는다”는 말을 남기고 잠적했다. 사진=마루마루 홈페이지
[일요신문] 국내 최대 불법 만화 공유 사이트 ‘마루마루’가 20일 홈페이지 운영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했다.
2013년 개설된 이곳은 일본 만화를 불법 복사·번역해 회원들에게 제공하고 광고 수익을 올리는 방식으로 영업해 왔다. 이곳의 국내 접속자 수는 인스타그램을 이어 18~19위에 달하며, 이는 포털사이트 네이트 접속자 수보다 높은 수치다.
이른바 ‘박 사장’으로 불리던 운영자는 이런 막대한 접속자 수를 바탕으로 광고 수익만 약 80억 원 상당을 올렸다고 밝혔던 바 있다.
‘마루마루’ 회원들에 따르면 박 사장 등 운영진들은 이미 2주 전부터 사이트를 폐쇄할 움직임을 보여 왔다. 운영자 가운데 불법 번역을 담당하던 사람이 번역을 중단하는가 하면, 마루마루의 만화를 불법으로 업로드하는 별개 사이트를 담당하던 운영자 역시 약 2주 전부터 운영을 중단했다. 이들은 마루마루 회원과 운영진들로 구성된 단체 채팅방에서 “우리 가게 폐점했습니다”라며 운영 중단 의사를 밝히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이 사이트의 폐쇄가 지난 7월 10일 문화체육관광부의 밤토끼, 장시시 등 8개 불법 만화 번역 사이트 검거에 맞물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던 불법 만화 사이트 ‘마나스페이스’ 역시 비슷한 시기에 운영을 중단한 바 있다.
경찰은 밤토끼 등 불법 만화 사이트를 추적하면서 최대업체인 마루마루에 대해서도 내사를 실시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사이트는 앞선 다른 불법 사이트들과 달리, 표면적인 사이트(마루마루)와 만화를 업로드 하는 사이트(와사비시럽)가 별개로 운영되고 있어 운영자 검거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들 운영자는 미국에 거주했던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현재 마루마루 홈페이지에는 ‘서비스 점검중입니다’ 라는 경고만 표시돼 있으며 마루마루에 게시되는 만화를 업로드하던 사이트 와사비시럽 역시 접속이 불가능하다.
한편 마루마루의 폐쇄와 관련, 지난해 11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불법 만화 공유사이트 마루마루를 폐쇄해 주세요”라는 청원글이 올라와 총 5만 2836명의 참여로 마무리됐던 바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