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분쟁은 결국 법정으로 향했다. 사진=강다니엘 인스타그램
강다니엘의 워너원으로서의 활동이 지난해 12월 31일자로 끝나면서 그는 같은 워너원 멤버였던 윤지성과 함께 본래의 소속사인 MMO엔터테인먼트 소속 솔로 가수로 돌아갔다. 1월 1일부터 31일까지의 뚜렷한 활동은 없었고, 다만 31일에 그의 소속사가 MMO에서 LM엔터테인먼트로 바뀐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강다니엘과 윤지성의 솔로 활동을 전폭 지지하는 새로운 회사인 LM엔터테인먼트에 새로운 적을 마련했다는 내용이었다.
신규 계약의 효력은 지난 2월 2일부터 발생했지만, 체결은 그보다 1년 앞선 2018년 2월 2일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계약 분쟁의 불씨가 발생한 것은 신규 계약의 효력 발생 직전인 지난 1월 28일이었다.
현재 강다니엘의 소송대리인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 율촌의 염용표 변호사는 “LM 측이 강다니엘의 동의없이 전속계약 효력 발생 이전인 1월 28일 강다니엘의 콘텐츠 제작 및 매니지먼트 용역을 비롯한 모든 권리를 제3자에게 넘기는 내용의 공동사업계약을 체결하였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사정을 LM 측으로부터 강다니엘이 전달 받거나 동의한 바가 없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알고 계약 기간 개시 직전, 강다니엘도 즉각 LM 측에 계약 변경을 요구하는 통지서를 보냈다. 해당 통지서는 정확한 정보가 알려지지 않은 ‘설 아무개 씨’를 대리인으로 해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LM 측과 4차례에 걸친 협상 미팅이 진행됐으나 의견은 좁혀지지 않았고, 결국 강다니엘이 LM에 해지통지서를 보낸 뒤 지난 21일 전속계약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 법정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소속사와 분쟁이 붙은 강다니엘. 사진=이종현 기자
LM 측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공하는 표준전속계약서를 그대로 사용한 정상적인 계약이니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더해 강다니엘 측이 주장한 ‘제3자에게 권리 무단 양도’에 대해서도 “기존 소속사였던 주식회사 MMO엔터테인먼트로부터 실질적으로 투자를 받는 계약일 뿐, LM은 그 누구에게도 전속계약상의 권리를 양도한 바 없으며 모든 매니지먼트 권리를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가수 중심’ 표준전속계약서에 따르면 소속사에게는 제3자와 가수의 연예활동에 관한 계약의 조건과 이행방법 등을 협의 및 조정해 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부여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급박한 사정이 없는 한’ 미리 가수에게 계약의 내용과 일정 등을 사전에 설명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만일 가수가 거부할 경우에는 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
26일 강다니엘의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율촌이 공개한 LM과 외부 제3자 간 강다니엘의 연예활동 사업과 관련한 계약에 따르면 LM은 모 소속사에 강다니엘의 실연과 초상, 성명 등의 활동을 통해 발생하는 각종 음악 콘텐츠의 제작과 유통에 대한 권리를 부여했다. 또 연예활동에 대한 독점적 교섭권 역시 해당 소속사에게 부여했다. 이 소속사는 강다니엘의 전 소속사인 MMO엔터테인먼트로 확인되고 있다.
이에 더해 율촌이 공개한 이 계약서에 따르면 LM이 직접 “해당 내용에 대해서 아티스트에게 설명 및 동의를 받았음을 보장한다”고 적시돼 있다. 강다니엘과 체결한 계약에 가수의 동의를 받아야만 제3자와의 별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어 이를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강다니엘 측은 이에 대해 “어떤 동의도 받은 바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LM은 이에 대해 “강다니엘의 연예활동을 최고의 환경으로 지원하기 위해 기존 소속사였던 주식회사 MMO엔터테인먼트로부터 실질적으로 투자를 받는 계약일 뿐, 누구에게도 전속계약상의 권리를 양도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강다니엘과 관련한 매니지먼트 권리를 LM이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만큼 투자 계약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율촌이 공개한 LM과 MMO 간의 외부 계약서 내용에 대해서는 별 다른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솔로 활동 빨간불…가처분 승기는 어느 쪽에?
강다니엘은 오는 4월부터 솔로 데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었다. ‘괴물신인’ 워너원의 ‘국민센터’로 자리매김했던 그인 만큼 홀로서기에서도 압도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연예계는 물론 광고업계에서도 팽배했던 상황이었다.
그런만큼 이 기세를 몰아가야 할 그의 시간이 헛되이 낭비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급박한 사정이 없는 한 가처분 결정은 1~2개월 안에 내려지겠지만, 이후 본안으로 이어지면 지리한 소송전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LM 측과의 전속계약 무효가 인정될 경우, 강다니엘의 연예활동을 책임질 소속사의 존재도 현재까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업계인들의 욕심에 재능있는 친구가 희생되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는 우려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
강다니엘의 전속계약무효 가처분 신청의 심문기일은 다음달 5일에 열린다. 그의 소송대리인을 맡은 율촌 측은 자신만만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이미 LM과 MMO 측의 계약서를 입수했다. 이 내용이 강다니엘과 LM 과의 전속계약에 반한다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 재판부가 강다니엘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