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백악관이 연준에 노골적으로 금리 인하를 요구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커들로 위원장은 지난 3월 29일(현지시간) 미 인터넷매체인 악시오스와 경제매체 CNBC에 잇따라 출연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현재 기준금리는 2.25~2.50%다.
커들로 위원장은 “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를 되풀이하는 것”이라면서 “그(트럼프 대통령)는 그런 견해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연준이 보유자산 축소도 중단하기를 바랄 것이다. 나도 그 견해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일부 지표를 보면 미국 경제는 근본적으로 꽤 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우리는 그런 위험을 원하지 않는다. 인플레이션도 없는데 연준의 (그동안) 행동은 도가 지나친 것으로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전 세계적으로 많은 취약점이 있다. 유로화 지역은 사실상 침체에 빠졌고, 중국은 우리가 무역협상을 하면서 매우, 매우, 매우 연약해졌다”고 평가했다.
악시오스는 커들로 위원장이 ‘즉각적’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커들로 위원장은 이후 CNBC에서는 ‘즉각적으로’라는 표현은 잘못 인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연준의 금리 인하를 주장하면서도 “이것은 견해다. 그(트럼프 대통령)의 견해이고 나의 견해”라며 “연준은 독립적인 중앙은행이다. 그들은 그들이 하고자 하는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연준을 공격해왔지만 커들로 위원장의 이날 언급은 가장 노골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연준은 백악관의 압박에도 금리인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4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던 연준은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성명에서 ‘점진적인 추가 금리인상’ 문구를 삭제하고 향후 금리 조정에서 “인내심을 갖겠다”며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어 지난 3월 20일 FOMC에서도 금리를 동결하고 올해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을 예고하면서 통화정책 정상화 일환으로 진행해오던 보유자산 축소와 관련해서도 오는 5월부터 규모를 줄여 9월 말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닐 카슈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 총재는 WSJ(월스트리트저널)에 “단기지표에 과잉반응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과잉대응은 자칫 우리 스스로 불확실성과 변동성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금리인하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경제가 이를 정당화할 만큼 취약해졌음을 나타내는 더 많은 증거들이 나타난 뒤에야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