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등 혐의를 받고 있는 황하나 씨가 지난 4월 4일 체포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로 압송됐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불거진 논란은 지난 2015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황하나 씨는 당시 강남 모처에서 대학생 조 아무개 씨에게 필로폰 0.5그램을 건네고, 세 차례 투약해 준 혐의를 받았다. 경찰과 검찰 수사 이후 대학생 조 씨는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형을 받았고, 판결문에도 황하나 씨의 이름이 8차례나 등장했다. 그런데도 황하나 씨는 조 씨와 다르게 2017년 ‘혐의 없음’으로 처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그런데 최근 황하나 씨가 같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는 사실이 ‘일요신문’ 취재 과정에서 확인됐다. (관련기사:[단독] 경찰 “황하나 압수수색 영장 검찰이 두 차례 기각”-4월 1일 보도)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지난 4월 1일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부터 황하나 씨의 마약 투약 의혹에 대해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절차에 따라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경기남부청 마약수사대는 지난해 10월, 황하나 씨가 지인들과 함께 필로폰을 상습적으로 투약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과거 무혐의로 처리됐던 마약 사건에 대해서도 제보자와 구체적인 목격자 진술, 일부 증거 자료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황하나 씨를 입건하고 강제수사에 착수하기 위해 지난해 말과 올해 3월 7일 두 차례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검찰이 반려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수사 지휘를 한 수원지방검찰청은 2015년 사건에 대한 수사라 시간이 많이 지난 만큼 압수수색이 불필요하고, 임의수사 형식으로 소환 조사를 먼저 진행하라는 취지로 반려 사유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검찰은 경찰이 수사를 부실하게 했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경찰은 압수수색영장 신청 당시 2015년 수사기록만 첨부해 검찰로서는 영장 발부가 불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검찰 관계자는 “강제수사에 착수하려면 적어도 관련자를 상대로 한 조사가 필요한데 그런 내용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압수수색 전에 추가 진술 확보를 먼저 해달라는 취지로 반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황하나 씨에 대한 강제수사 착수가 어렵게 되면서 임의수사로 전환하고, 출석요구서를 발부했다. 그러나 황 씨는 최근까지 출석에 불응해 왔다. 경찰은 ‘일요신문’ 취재가 시작되자 “출석요구에 여러 차례 불응하면 체포영장을 발부받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실제 지난 4일 경기남부청 마약수사대는 황하나 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 받고 같은날 오후 황 씨가 입원해 있던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체포했다.
황하나 씨는 체포 첫날 7시간 30분 가량 이어진 조사에서 자신의 마약 투약 등 혐의에 대해 일부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이 황 씨에게 모발과 소변 임의 제출을 요청했으나 황 씨가 거부하면서 마약 검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향후 황 씨를 상대로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와 별개로 서울지방경찰청은 2015년 당시 황하나 씨의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한 경찰 수사에 일부 문제가 있었다고 보고, 내사에 착수했다.
한편, 황하나 씨는 불법 영상물을 유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한 누리꾼이 최근 SNS에 “황하나가 성관계 불법 촬영 영상을 유포했다는 제보가 4건이나 들어왔다”는 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됐다. 이 누리꾼은 최근 황 씨 사건이 불거진 이후 온라인 상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된 제보를 모으고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제보자가 입수한 카카오톡 캡처를 보면, 황하나 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지인과 카카오톡을 하다 갑자기 모르는 사람의 성관계 동영상을 올렸다. 제보자는 “제보로 확인된 피해자만 4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황하나 씨가 카톡방 등을 통해 불법 촬영 영상을 배포한 것이 사실로 드러나면 현행법상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제14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