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요신문] 박영천 기자 = 지난 10일 오후 부산에 위치한 커피전문점 더리터의 한 매장. 슈퍼바이저 A씨는 점주 B씨에게 본사의 식음료 재료 발주표를 보여줬다.
B씨는 “재료 가격에서 ‘0’이 하나 빠진 것 같은데요”라고 답했다. 다른 점주 C씨도 “무슨 의도냐, 공짜로 재료를 주는 게 아니냐. 이런 정책은 너무 좋다”고 반색했다. 대부분 전국의 점주들은 놀라면서도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국민커피 더리터가 쏜다’라는 커피전문점 더리터만의 ‘본사·점주’ 상생 정책에서 찾을 수 있다.
실제 더리터는 일부 메뉴 품목 중 11만 5500원짜리 레몬에이드 농축액을 500원에, 9만 7080원짜리 딸기리플잼을 1000원에 각각 발주한다. 이는 90% 이상 파격 할인된 가격에 음료 재료를 공급하는 셈이다. 사실상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특가 품목은 복숭아아이스티 파우더, 요거트 파우더, 딸기리플잼, 자몽에이드, 레몬에이드 등 시중 인기 음료에 들어가는 5가지 재료들로 구성됐다.
더리터는 오는 15일 오전 9시부터 19일 낮 12시까지 해당 특가 품목을 90% 이상 낮춘 가격에 한시적으로 제공한다.
점주와의 상생을 기조로 한 이 정책은 최근 본사의 성공적인 리뉴얼 진행에 따른 것이다. 더리터는 전국 점주와 수개월 동안 협의를 진행한 뒤 최근 톨 사이즈를 없애고 미니리터(벤티) 사이즈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은 리뉴얼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데 따른 감사 이벤트로 준비했다.
실제 성공적인 리뉴얼 덕분에 전국 매장의 매출이 늘고 있는 추세다. 더리터 시장조사팀은 리뉴얼 진행 전후를 비교해 보니 다음 달부터 전체 매장의 아메리카노 판매 기준 20% 이상의 매출 신장을 이뤄낼 것으로 분석했다.
더리터 한 관계자는 “당장 매장수를 늘리는 외형적 성장보다 내실을 다져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본사만의 파격 행보다”며 “점주들은 이번 정책을 격하게 반기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점주들 사이 입소문이 나면서 이 정책을 시행하기 전부터 지인들의 가맹 문의도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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