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뜨뜨뜨’(왼쪽)와 ‘릴카’는 5월 25일 유튜브에 ‘트위치 코리아’ 운영진의 권력남용 정황을 폭로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일요신문] 트위치 코리아는 세계적인 개인 방송 플랫폼 ‘트위치’의 한국 법인이다. 그런데 “트위치 코리아 운영진이 권력을 남용해 인기 크리에이터에 불이익을 줬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100만 구독자’를 보유한 크리에이터 ‘뜨뜨뜨뜨’와 ‘릴카’는 최근 유튜브를 통해 이런 사실을 폭로했다. 폭로는 충격적이었다. “트위치 코리아 전 운영자 허 씨가 독단적으로 뜨뜨뜨뜨와 릴카의 계정을 영구정지 처분했다”는 주장이었다.
이들은 “2017년 트위치 코리아 매니저이던 허 씨는 우리가 ‘시청자 수를 조작하는 뷰봇을 사용했다’고 단정했다. 이를 근거 삼아 독단적으로 파트너십 계약을 해지했다. 본사에서 한 일이라며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 결국 트위치에서 활동할 수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사건은 2017년 일어났다. 2017년 12월 21일 뜨뜨뜨뜨와 릴카는 트위치 파트너십팀로부터 영문 메일을 받았다. 메일은 ‘부정 활동 때문에 파트너 계약이 해지되며 계정이 영구정지 된다’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이날 두 사람의 채널에 개인 방송인들의 수익모델인 ‘구독’ 버튼이 사라졌다.
뜨뜨뜨뜨와 릴카는 운영진에 도움을 요청했다. “트위치 코리아 운영진은 영구정지 처분은 본사가 한 일이라 트위치 코리아 차원에서 도움을 줄 수 없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위치 코리아 운영자 송 씨가 뜨뜨뜨뜨와 릴카 채널에서 수상한 뷰어십이 발견됐다며 공론화를 요구했다. 나중에야 본사와 연락하라며 메일 주소를 하나 알려줬지만 2017년 12월에 보낸 메일에 아직도 답장이 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뜨뜨뜨뜨와 릴카는 영구정지 해제를 위해 본사와 법정 공방을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던 찰나 본사 쪽과 연락이 닿았고 트위치 코리아 운영진의 권력남용 정황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 두 명의 설명이다. 두 사람은 “본사가 아닌 허 씨가 우리의 계정에 직접 영구정지 처분을 내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폭로했다.
두 사람은 “이 사실을 알고 운영자 송 씨에게 처분 해제를 메일로 확인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송 씨가 수개월 째 메일을 읽지 않는 중”이라고도 말했다.
두 방송인은 허 씨가 다른 스트리머들과 나눈 것으로 추정되는 메신저 대화 내용을 입수했다. 이들은 “대화 내용을 보면, 인터넷 커뮤니티에 돌아다니는 소문을 증거 삼아 우리의 계정을 영구정지 시켰다. 허 씨 본인도 혹여 부정 프로그램이 방송 중에 사용됐다 하더라도 누가 프로그램을 돌리는지 모르기 때문에 바로 영구정지 처분을 내릴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트위치가 제공하는 뷰봇 프로그램 관련 공식 답변에 ‘해당 방송의 스트리머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채널에서 뷰봇을 사용했을 때, 트위치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방송인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악의적으로 시청자 수를 조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위치 관계자는 “트위치 본사에 부정 프로그램이 발견되면 바로 처분을 내리라는 지침은 없다. 트위치 코리아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트위치 코리아도 부정프로그램을 발견했을 때, 본사와 마찬가지로 기간을 두고 채널에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는 게 일반적인 대응이라는 것이다.
메신저 대화 내용에서 허 씨로 추정되는 인물은 모 스트리머에게 “우리가 돌리는 프로그램이 있어요”라며 뷰봇 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모니터링 프로그램이 있다는 취지로 말한다. 한 관계자는 “트위치 모니터링팀은 본사에 있다. 한국에는 없다”고 말했다. 뜨뜨뜨뜨와 릴카는 “허 씨가 모니터링 결과를 받아봤다면, 굳이 커뮤니티에 돌아다니는 풍문을 근거로 영구정지 처분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합리적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뜨뜨뜨뜨와 릴카는 트위치에서 사실상 불명예 퇴출을 당했지만 약 1년 6개월 만에 100만 명 단위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5월 31일 기준으로 뜨뜨뜨뜨의 구독자는 유튜브 116만 명, 아프리카 35만 명으로 추산되고 릴카의 구독자는 아프리카 21만 명, 유튜브 82만 명 수준이다.
두 사람은 이 같은 성공에도 “명예회복을 위해 사건을 공론화 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릴카는 “바라는 것은 오로지 명예회복이다. 이제는 불법 프로그램을 썼다는 오명을 씻고 싶다”고 밝혔다.
5월 30일 ‘일요신문’ 취재에 응한 트위치 코리아 관계자는 “본사에서도 사건의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특이한 케이스인 것은 맞다”며 “미국은 방송에서 부정 프로그램을 사용한 정황이 보이면, 두고 보다가 계속 지속되면 경고를 내린다”고 말했다.
트위치 코리아는 “이 사건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이 언제 끝날지 확답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편 허 씨는 2018년 2월 트위치 코리아에서 퇴사한 상황이다. 송 씨는 아직 트위치 코리아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광주 인턴기자 park92123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