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SBS스페셜 캡쳐
16일 방송되는 ‘SBS 스페셜’은 ‘어디에나 있었고 어디에도 없었던 요한, 씨돌, 용현’ 두 번째 이야기를 담는다.
가장 빛나는 별만을 주목하는 세상 속에서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살았던 사람이 있다.
오랜 시간 변함없이 낮은 곳을 향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
1987년 고(故) 정연관 상병 의문사,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2012년 정선 봉화치 마을.
2019년 현재, 그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 있었다.
1987년 5월 18일 명동성당에서는 김수환 추기경의 집전으로 ‘5.18 광주 희생자 추모 미사’가 열렸다. 미사가 끝난 뒤 김승훈 신부는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의 진상이 조작되었다”고 발표했다.
당시 김승훈 신부가 주임신부로 있던 홍제동 성당 주변에는 항상 형사들의 감시가 삼엄했다. 하지만 자녀를 잃은 부모들과 오갈 곳 없는 학생들, 경찰에게 쫓기던 시민들까지 그를 찾아오는 사람들을 모른 척 할 수 없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정신적 버팀목이 되어주고 안전한 곳으로 몸을 피하게 도와주었던 것이다.
그 가운데 요한도 포함되어 있었다. ‘요한’이 어떻게 봉화치마을의 자연인 ‘씨돌’이 되었는지 그 실마리를 따라가 본다.
1987년 12월, 직선제로 바뀐 13대 대통령 선거 당시 군대에서는 처음으로 부재자 투표를 시행했다. 임분이 할머니와 형 정연복 씨는 군복무 중이던 막내 연관 씨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을 듣게 된다.
아들이, 동생이, 왜 죽었는지도 모른 채 장례를 치러야 했던 가족들의 곁에는‘’요한‘이 있었다.
2004년 7월, 끈질긴 투쟁 끝에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에서는 야당을 찍었다는 이유로 선임들에게 폭행당해 숨졌다고 인정했다.
그런데 요한은 의문사가 인정되자마자 분이 할머니에게 짧은 인사만 남기고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연복 씨와 분이 할머니는 사라진 요한을 찾으러 떠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