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의회는 지난 8일 제42회 임시회 조례등심사특별위원회를 열어 조례안 17건을 다뤘다.
[여주=일요신문] 이백상 기자 = 여주시의회 한정미 의원(비례)이 체면을 구겼다. 자신이 발의한 ‘여주시 관광진흥에 관한 조례안’이 동료 의원들에 의해 부결된 탓이다. 8일 열린 조례특위에서 부결된 건은 한 의원의 조례가 유일하다. 사실상 의회를 주도하고 있는 다수당 소속임에도 표결에서 조차 가결시키지 못한 것이어서 당내 갈등 기류도 감지된다. 한 의원은 자신이 발의한 조례심의 과정에서 불쾌한 심기를 내비쳤다.
한정미 의원, 조례부결 ‘불쾌한 심기’ 표출
다수당 체면 구겨… ‘재상정 의지’ 없는 듯
여주시의회는 이날 열린 제42회 임시회 조례등심사특별위원회에서 김영자 부의장이 발의한 여주시 공동주택관리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 등 의원발의 10건, 집행부가 낸 여주시 공유재산관리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 등 7건을 포함해 모두 17건의 조례안을 다뤘다.
이중 한 의원이 발의한 여주시 관광진흥에 관한 조례안은 부결됐고, 박시선 의원이 발의한 여주시 가축분뇨의 관리와 이용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등 5건은 수정의결, 서광범 의원이 발의한 여주시 주차장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등 11건은 원안 가결됐다.
여주시의 관광 여건을 조성하고 관광객 유치를 촉진하기 위해 상정된 여주시 관광진흥에 관한 조례안은 ‘무분별한 예산지원과 특정기업의 특혜소지 등이 우려된다’는 일부 의원들의 강력한 반대 의견에 부딪혀 조례심사특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조례안에는 ‘시장은 관광 진흥을 위해 관광 상품의 개발에 관한 사업, 관광객 편의 증진에 관한 사업 등을 추진하는 관광사업자, 법인, 단체, 개인에게 예산범위 내 보조금 지급, 관광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위탁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해당 조례를 반대한 의원들은 보조금 지급에 따른 각종 협의회 등에서 무분별한 예산지원 요청이 우려되고, 관광업무 위탁과 관련해선 관광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특정기업의 허가승인을 위한 농촌테마공원 위탁운영에 대한 특혜 등을 염려했다.
이런 가운데 다수당에 속한 한 의원의 조례안을 놓고 붙여진 표결에서 3대 3 가부동수에 의한 부결이 결정되자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한 의원과 같은 당 소속의 의원 중 누군가는 반대 표를 던진 계산이 나오기 때문이다.
반대 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진 같은 당 이복예 의원은 지난 3월 임시회장에서 조례특위에서 부결된 안건을 의장의 직권상정이나 의원발의로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것을 두고 “패거리 정치, 퍼주기 정치” 운운하며 자당 의원들을 겨냥해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이런 이유로 이번 조례안 부결이 자당 의원들 간 깊게 파인 갈등의 골을 재확인 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당보다 소신’을 택한 이 의원의 결정 또한 존중해줘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편, 이날 유일하게 ‘부결 성적표’를 받아든 한 의원은 동료 의원들에게 불쾌한 심기를 표출하며 부결된 조례안에 대해 ‘재상정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시의회는 오늘(10일) 조례등심사특별위원회를 운영하고 조례안, 규칙안, 동의안, 의견청취의 건 등을 심의한다.
ilyo0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