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일요신문] 손시권 기자 = 나라살림연구소의 보고서를 인용한 ‘지방정부 68.7조원의 잉여금과 35조원의 순세계잉여금’에 대한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해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이하 협의회)는 “경기둔화와 내수경기 위축 등 거시경제 성장률 저하의 원인을 전국 226개 기초지방정부로 전가하고 왜곡한 심히 유감스럽고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순세계잉여금은 지출을 먼저 고려하고 예산을 편성하는 중앙정부와는 달리 수입예산을 먼저 잡고 지출예산을 편성하는 지방정부의 특성상 어쩔 수 없이 발생 되는 재원이다”라며 “의무 편성·집행하는 국고보조 비중이 35% 수준에 달하고, 공모사업, 국가추경 등에 의해 지방정부의 의지만으로 순세계잉여금을 축소 시키기 어렵다”고 순세계잉여금의 성격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토지보상·입찰계약 등 행정절차의 복잡성으로 인해 충분한 집행 기간이 필요하다”며 “게다가 재난 등에 대응한 예비비는 특성상 불용이 발생 될 수밖에 없으며 특별회계의 예비비는 개별 법상 용도 제한이 많아 지방정부 재량으로 집행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다수다”라며 “지방재정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채 35조원의 순세계잉여금 발생사실만을 가지고 지방 전체가 문제 인양 왜곡해 매도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보도에 인용된 순세계잉여금은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합한 것으로 특별회계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라며 “특별회계는 특수 목적 사업의 추진을 위해 특정 자금으로 운영하는 것으로서 연말이라고 하여 무조건 집행하기 어려운 구조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방정부의 특별회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하수도 특별회계의 경우 주민의 생존권을 위해 요금 현실화를 하지 못해 일반회계로부터 전출을 받아 운영되는 특수성을 갖는다”라며 “전출된 재원을 아껴서 사용하거나 시설의 설치 과정에서 발생된 재원이 순세계잉여금으로 처리된다. 기타 특별 회계의 경우도 상당수가 토지보상비 같이 항목이 정해져 있는 재정지출로 보상협의가 들어가면 해를 넘겨 불용처리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이유로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는 구분해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이 협의회의 설명이다.
협의회는 “일반회계만을 대상으로 순세계잉여금을 살펴보면, 인용보도 내용 대비 50%이상이 감소하게 된다”며 “보도에 인용된 지방정부 중 경기도내 9개 시의 사례를 보면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합한 경우 순세계잉여금 총액은 4조 2001억 원이나 일반회계만을 대상으로 할 경우 1조 6018억 원으로 2조 5993억 원인 62%가 감소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보도에서는 세출대비 순세계잉여금이 높은 특정 기초지방정부를 열거하면서 마치 기초지방정부가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불건전한 재정운영을 하는 것으로 매도하고 있다”며 “과천시, 안산시, 시흥시의 경우 언론에서는 각각 82.1%, 56.7%, 52.4%의 순세계잉여금을 남겼다고 보도하고 있으나, 특별회계를 제외하고 일반회계를 대상으로 순세계잉여금을 살펴보면, 과천시 47.4%, 안산시 21.9%, 시흥시 12.3%로 각각 감소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금번 발생한 지방정부 순세계잉여금에 대한 왜곡보도는 지방재정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발생한 일종의 해프닝이다”라며 “잉여금 68조 7000억 원이 민간자금을 위축시켰다는 보도와 이 금액이 투자되면 경제성장률이 1.7% 증가했을 것이라는 보도, 순세계잉여금 35조 원 만큼 주민의 행정서비스가 줄었으며, 지방정부가 균형재정 편성 원칙을 위배했다는 발상은 상기의 지방재정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보도한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일부 언론보도의 문제점에 대해 지저했다.
아울러 “순세계잉여금은 초과 세입, 불용액 등 발생 내역이 여러 가지이므로 일반적으로 예산을 사용하지 못해 내수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보도는 논리적이지 않다”며 “오히려 지방정부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중앙에서 중점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예산 신속집행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2019년 지방정부 예산 신속집행 성과는 상반기 목표 58.5% 대비 2.32%p 초과한 60.82%를 집행하는 등 최근 5년 내 집행률 최대치를 달성했으며, 이를 통해 경기 위축 흐름을 완화해 GDP 성장률 중 정부기여도를 증가 시켰다”며 “또한 상반기부터 신속한 추경편성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도했고, 이는 결국 대한민국 경제 발전을 추동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협의회는 “향후 정부에서는 기초지방정부에 예산집행의 자율성을 보다 확대하는 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기초지방정부는 지방재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정확한 세입예측 및 불용액발생을 최대한 억제하도록 하는 등 지역발전과 주민행복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ilyo22@ilyo.co.kr
“일부 보도, 거시경제 성장률 저하의 원인을 기초지방정부로 전가하고 왜곡…심히 유감·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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