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과 LG유플러스-CJ헬로 인수를 승인했다. 사진=연합뉴스
공정위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계열사까지 3개사)의 합병, LG유플러스의 CJ헬로 주식 취득 건을 승인하기로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앞서 3월 LG유플러스는 CJ헬로 발행주식 50%+1주를 CJ ENM으로부터 취득하는 계약을, 5월에는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지분 100% 소유)과 태광그룹(티브로드 지분 79.7%) 등 결합 당사회사들이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계약 사실을 각각 공정위에 신고했다.
공정위는 이들의 기업 결합으로 디지털 유료방송 시장 내 장악력이 커질 수 있다고 인정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티브로드 23개 구역 중 결합 당사회사들이 지금도 1위인 5개 지역의 경우, 2위와의 디지털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격차가 18.3∼46.2%포인트까지 커지고, 12개 지역에서는 새로 1위 사업자로 등극하게 된다. 점유율이 높아짐에 따라 SK브로드밴드 측의 가격 인상, 채널 수 축소 등 경쟁 제한 행위 가능성도 점쳐졌다. LG유플러스-CJ헬로 건의 경우 같은 이유로 시장 경쟁이 완화될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공정위는 사업자들이 방송·통신 융합 흐름과 급변하는 기술·환경 변화에 제때 대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는 판단에 승인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공정위는 물가 상승률을 넘는 수신료 인상, 채널 수 임의 감축, 고가 상품으로의 전환 강요 등을 금지하는 조건을 달았다. 결합 후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모두 2022년 말까지 케이블TV 수신료를 물가 상승률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릴 수 없고, 케이블TV 전체 채널 수와 소비자 선호 채널을 업체가 임의로 줄이거나 없앨 수 없다. 저가형 상품으로의 전환이나 계약 연장도 거절할 수 없고, 비싼 고가형 방송상품으로의 전환을 강요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시정 조치 기한은 일단 2022년까지로 잡혔으나, 유료방송 시장의 변화가 빠르다는 점을 감안해 공정위는 기업결합 후 1년이 지난 시점부터 업체로부터 시정 조치 변경 요청을 받기로 했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