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경기도청 국정감사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이국종 교수. 사진=고성준 기자
18일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유 원장을 업무방해, 직무유기, 모욕 등 혐의로 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유 원장은 이국종 교수가 운영하는 권역외상센터에 병실을 배정하지 않는 등의 방식으로 센터의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했다”면서 “권역외상센터는 국가가 연간 운영비 60억원을 보조하는데, 이를 원칙대로 운영하지 않음으로써 직무도 유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병원 직원들 앞에서 이국종 교수에게 ‘당신 때문에 병원이 망하게 생겼다’는 등의 폭언을 했다”며 “피고발인은 의사로서 사명감과 책무를 저버려 의료원과 이 교수 등 의사들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원장과 이국종 교수 사이의 갈등은 지난 1월 13일 MBC 뉴스 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MBC가 공개한 녹음파일에 따르면 유 원장은 이 교수를 향해 “때려치워 이 XX야, 꺼져” “인간 같지도 않은 XX가 말이야”라며 욕설과 폭언을 쏟아냈다. 이 녹음파일은 수년 전 외상센터와 아주대 병원 내 다른 과와 협진 문제를 두고 나눈 대화의 일부로도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이국종 교수는 경기도의 지원을 받아 닥터헬기 운항이 본격화 되자 병원 윗선과 갈등을 겪어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18일 이 교수의 수제자로 알려진 정경원 교수가 직접 이 교수와 유 원장 간 불거진 갈등을 설명하기도 했다.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 교수는 “의료용 헬기, 간호사 인력, 병상 지원 등을 약속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뼈를 갈아 넣고 해 온 건데 하다 하다 안 돼서 폭발한 것”이라며 “의료원장을 타깃으로 한 게 아니라 외상센터 전반 운영에 대한 재단 등에 불만이나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얘기는 그동안 반복해서 해왔다. 그런데도 자꾸 왜곡하려고 하고, 병원이 완전하게 파악해서 대처하지 않고 자꾸 면피하려고 한다”며 “의료원이나 재단 차원에선 (의료원장) 사임 정도로 마무리하려는 분위기”라고도 우려했다.
한편, 이 같은 보도가 이어지자 지난 1월 16일에는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회가 유 원장의 사과와 사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