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TV 게임방송 BJ이자 유튜버 양팡의 방송 모습. 아프리카 방송 캡쳐.
언론에 보도된 아파트를 계약하기 전 2019년 5월 양팡 가족은 다른 아파트 매수 계약을 체결했다. 2019년 5월 3일 부산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서 양팡의 대리인 자격으로 양팡 어머니가 집 주인과 집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매매 대금은 10억 1000만 원이었다.
문제는 이때부터 발생했다. 양팡 어머니가 OTP(일회용비밀번호생성기)를 놓고 왔다는 이유로 집 계약과 함께 지급해야할 계약금을 일부만 지급한 것. 양팡 어머니는 집에 도착하는 대로 나머지 대금을 보내겠다고 약속하며 헤어졌다. 아파트 매매계약서에 따르면 잔금을 지급하는 매매일은 7월 5일로 확정했다.
그런데 약속과 달리 집 주인에게 나머지 계약금은 전달되지 않았고 양팡 측과의 연락도 끊겼다. 더군다나 한 달 뒤 위와 같은 양팡의 70평대 아파트 계약 사실을 다룬 보도까지 접하게 된다. 집 주인은 계약금의 나머지 대금도 받지 못했고, 연락도 안되는데다, 다른 집을 계약했다는 보도까지 접한 뒤 결국 내용 증명을 보내게 된다.
이에 양팡 측은 당시 계약은 가계약에 불과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계약금 일부를 내긴 했지만 계약해지 요청을 한 만큼 이미 해지된 계약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법조계의 설명은 다르다. ‘계약금 약정을 불이행했다는 이유만으로도 매수인에게 위약금을 청구할 수 있고, 위약금은 약정계약금 전부이다’라는 대법원 판례가 있기 때문이다. 즉,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면 계약금 일부만 지급했더라도 계약을 이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양 측이 공방만 오가다 결국 계약을 두고 소송에 이르게 된다. 소송은 1월부터 본격적으로 준비 서면이 오가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때부터 양팡 측은 무권대리를 주장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무권대리란 권리가 없는 사람이 대신 계약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양팡 어머니가 도장을 찍긴했지만 양팡의 권리를 제대로 이행받아 찍은 계약이 아닌 만큼 적법하게 이행된 계약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 같은 주장이 받아들여진다면 계약은 없던 일이 될 수 있다. 계약금을 반환하지 않아도 될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반면 이렇게 될 경우 양팡 어머니에게 사문서 위조 혹은 사기미수죄가 성립할 수 있다. 집 주인 측은 2019년 5월 3일 당시 양팡과 양팡 어머니가 직접 집을 방문해 부동산 매매 계약에 합의한 만큼 무권대리는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무권대리 주장이 받아들여진다면 최대 피해자는 부동산 중개업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중개업자는 무권대리 같은 중개상 문제를 막기 위해 존재하고 그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다. 무권대리가 발생했다면 부동산 중개업자가 배상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양팡 측은 “유명인이라 피해보는 측면이 있다. 속 시원하게 말하고 싶은데 아직 재판 중인 사안이라 자세한 내용을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양팡 측은 “현재는 억울한 측면이 많다. 재판이 끝나면 그때 모두 털어 놓겠다”고 설명했다.
최강용 로고스 변호사는 “팍타 순트 세르반다(라틴어: pacta sunt servanda), 즉 약속은 지켜져야만 한다는 것이 민법의 대원칙이다. 양팡 측이 집 매매 계약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적법한 계약인 만큼 계약의 취소나 해제 사유 없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취소하거나 해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할 때 일반적으로 계약금을 해약금으로 약정하는 조항을 넣는데 이는 별도의 계약금 지급 계약으로 본 계약인 매매계약에 부속된 별도의 계약”이라며 “매도인은 위 별도의 계약금 지급 계약에 따라 계약금의 지급을 구한 것이고, 계약금을 지급한 뒤에나 양팡 측은 이를 포기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