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를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자신의 두 번째 재판을 앞두고 언론이 공정한 보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5월 8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박정훈 기자
조 전 장관은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자신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2차 공판에 출석하고자 서초구 법원종합청사에 들어서면서 “이 사건과 관련해 작년 하반기 이후 검찰의 일방적 주장이나 검찰이 흘린 첩보를 여과 없이 보도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재판이 열린 만큼 피고인 측의 목소리도 온전히 보도해주면 고맙겠다”며 “기계적 균형이라도 맞춰 달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는 검찰이 공소를 제기한 감찰 무마 혐의에 대해 반박하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은 “대통령 비서실 소속 특별감찰반은 경찰도 검찰도 아니다. 체포·압수수색 등 강제수사 권한이 없다”며 “특감반이 확인할 수 있는 비위 혐의와 수사기관이 확인할 수 있는 혐의는 애초부터 중대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감반은 감찰 대상자의 동의가 있을 때만 감찰을 진행할 수 있고, 감찰반원의 의사가 무엇이든 간에 감찰 대상자 의사에 반하는 강제 감찰은 불허된다”고 설명했다.
또 조 전 장관은 “고위공직자 감찰의 개시·진행·종결은 민정수석의 권한”이라며 “유재수 사건의 경우 감찰반원의 수고에도 감찰 대상자가 불응해 감찰이 사실상 불능 상태에 빠졌다”고 했다. 이어 “그리하여 저는 당시까지 확인된 비위 혐의와 복수의 조치의견을 보고받고 결정했다”며 “민정비서관과 반부패비서관은 각자 역할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감찰 종료는 유 전 부시장의 감찰 불응에 따른 것으로 민정수석이었던 자신의 권한으로 감찰을 무마한 것은 아니었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