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박은숙 기자·서울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6월 8일 “원 구성이 완료되면 대북전단 살포금지 입법을 완료하겠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백해무익한 대북전단 살포는 금지돼야 한다”면서 “대북전단 살포 문제는 정쟁의 소지가 아니다”라는 확고한 입장을 표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5년 3월 무력충돌 우려 등으로 전단살포를 중지시킨 바 있다”면서 “미래통합당이 야당이 됐다고 다른 소리를 해선 안 된다”고 했다.
최근 ‘전국민 고용보험 정책’을 제시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대북 전단 살포 관련 입장을 밝혔다. 박 시장은 6월 9일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서라면 그런 행태(전단 살포)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했다. 박 시장은 “북한 인권문제 지적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지만 지금 이 판에 전단을 살포한다면, 북한 당국 입장에서 좋아할 리가 있겠느냐”면서 “(대북 전단 살포는) 남북 평화라는 더 큰 것을 해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 의원은 6월 1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접경지역 주민들이 강력히 반대하고, 북에 남아 있는 탈북자 가족들의 위해가 가해질 수 있는데도 무리한 전단 살포를 고집하는 사람들과 그들을 비호하는 세력의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김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대북전단 살포금지 법안이 필요하다는 기류가 주를 이루지만 소신 발언을 하는 의원들도 눈에 띈다. 홍익표 의원은 6월 12일 YTN ‘노영희의 새 출발 아침’ 인터뷰에서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 관련 두 개 단체 등록 취소를 위해서 관련법으로 고발을 한 상태”라면서 “정부가 남북교류협력법으로 (탈북민단체를) 고발한 것은 조금 궁색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용진 의원은 6월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연일 이어지는 북한의 강력한 압박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박 의원은 “대북 삐라를 가지고 화를 버럭버럭 내고 저러느냐”면서 “종이떼기 몇 개 날아간다고 북한 체제가 흔들리면 그 체제를 반성해야 한다”고 북한 당국을 비판했다. 박 의원은 “(북한이) 이렇게 하면 할수록 (남북관계를) 평화롭게 잘 풀어가려는 노력이 어려워지고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어려워진다”면서 “우호적으로 풀어나가려는데도, 이렇게(북한이 강경하게) 나오면 스스로 외통수로 몰고 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현진 미래통합당 원내대변인(왼쪽)과 김은혜 미래통합당 비대위 대변인. 사진=박은숙 기자
미래통합당은 대북전단 살포 금지를 강력히 반대하는 입장이다. 배현진 미래통합당 원내대변인은 6월 9일 논평을 통해 “북한 엄포에 법까지 만들어내는 문재인 정부의 굴종 외교의 끝은 어디인가”라며 “만약 최고존엄(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사수하겠다고 북한이 하명하면 ‘북 최고존엄 비방방지법’도 제정할 것인가”라며 정부와 여당을 비판했다.
김은혜 미래통합당 비대위 대변인은 6월 11일 “청와대가 대북전단 살포 위협과 관련해 우리 국민의 전단 살포에 대한 엄정 대응을 천명했다”면서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라는 물음으로 정부를 향한 비판의 날을 세웠다. 김 원내대변인은 “정부는 숱한 미사일 도발과 GP 총격에 침묵했다”면서 “오히려 김여정의 경고 앞에 대한민국 청와대가 우리 국민을 엄하게 다루겠다는 선언을 했다”고 덧붙였다.
탈북민 출신 태영호(태구민) 미래통합당 의원도 힘을 보탰다. 태 의원은 “기생충의 유명한 대사처럼 김정은에게는 계획이 다 있었고 계획을 실현하기 위한 명분을 찾는 중”이라면서 “그 명분을 제일 힘없는 약자인 탈북민들이 보낸 몇 장의 삐라에서 찾고 있는 점은 치졸하다”고 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