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 영남알프스에 위치한 에덴밸리골프장 전경.
[일요신문] 양산 영남알프스에 위치한 에덴밸리골프장이 부킹대행업체를 통해 이용권을 유통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비싼 회원권을 구매한 기존 회원들의 실질적인 피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적지 않은 파문으로 번질 전망이다.
에덴밸리골프장의 회원권은 수억 원에 달하는 고가의 회원권으로 재산가치가 상당하다. 이에 비해 에덴밸리골프장이 유통한 이용권은 부킹대행 수수료 고작 20만 원에 불과하다.
본보 취재 결과 확인된 에덴밸리골프장의 편법 부킹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골프장 인근에 위치한 T가든에 전화한 후 예약날짜를 알려주면 부킹을 잡아준다. 이후 전달된 계좌번호로 입금하면 부킹이 성사된다. 예약일에 T가든을 방문한 후 회원권이 담긴 사물함에서 예약된 회원의 카드를 찾아 골프장으로 가면 실명확인도 없이 곧바로 골프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기자가 취재차 조금 늦은 오후에 T가든에 갔는데도 불구하고 사물함 안에는 회원권이 30여 장이나 있었다는 점이다. 이로 미뤄 하루에 유통되는 회원권 불법사용이 60여 장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1회에 20만 원인 부킹권이 하루에 60여 건이 유통된다면 일 매출액은 1200여 만 원이다. 이를 한 달로 잡으면 3억 6000만 원이며, 연간 매출액은 43억여 원에 이른다.
T가든이 부킹권 판매를 위해 전송한 메시지 내용.
T가든 부킹권 거래는 가든 측이 회원권 상당량을 모은 후에 골프장의 예약이 공지되는 수분 동안 진행하며, 정상적으로 회원이 예약하는 것으로 위장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특정 회원의 예약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기존 회원의 예약이 힘들다면, 이는 골프장의 비호가 있다는 의심을 지우기는 힘든 대목이다.
에덴밸리 측은 ‘에덴밸리CC 회원권 상업적 이용 제재’와 관련한 안내문을 통해 “회원권의 상업적 이용으로 영업이익 감소와 이미지 및 회원권의 시세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대행업체가 회원권을 모아 단독으로 진행한 사건인지에 대한 의구심은 의외로 쉽게 풀린다. 업계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이 같은 일은 구조상 절대로 해당 골프장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 에덴밸리CC 사이트에 부킹 스케줄이 공지되는 수분 동안 이미 예약이 끝나 버리기 때문이다.
특히 세금도 납부하지 않고 투자비도 없는 알짜배기 부킹대행사업은 회원들의 재산상 불이익을 초래할 뿐 아니라, 탈세로 이어진다. 배임 증재 및 수재 혐의에 준하는 범죄행위라고 볼 수 있다.
에덴밸리CC 회원 A 씨는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어도 아무런 쓸모가 없다. 예약을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며 “차라리 20만 원 주고 부킹권을 사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매각하고 싶어 헐값에 내놓아도 아무도 사지 않는 회원권을 왜 샀는지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T가든 관계자는 “이 문제로 세무조사를 받았으며 세금까지 납부했다. 현재 사업자등록증을 교부받아 회원권 대여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중개수수료는 만원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회원권 소유자에게 돌아간다”고 밝혔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