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항에 매립된 땅 불법인지 아닌지 궁금하다.
[일요신문] 부산항 북항에 실체도 없는 의문의 토지가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이 그 이유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정부 부처의 안일한 행정에 대한 날선 비판이 나온다.
부산 북항 관문대로와 동서고가로가 만나는 자성대 부두 인근에는 매립으로 조성된 토지가 자리하고 있다. 해당 토지는 두 도로가 조성될 당시에 매립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서류상으로는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존재도 하지 않고 근거조차 없는 땅이다.
문제의 토지는 모두 두 곳이다. 하나는 관문대로 자성대부두 인근에 자리한 약 6800㎡로 매립된 곳이다. 다른 하나는 제7부두 쪽 동서고가로 옆에 위치한 면적 약 1만 3880㎡에 이르는 부지다. 이곳 역시 매립을 통해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 두 곳이 매립된 경위가 불법인지는 확인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지적공부가 정리되지 않아 지번을 부여받지 않았다. 바로 이 점은 공간관리법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문제는 자성대부두 인근 부지에는 이미 불법건축물까지 들었다는 점이다. 게다가 부지 두 곳은 인근 부두에서 적치한 장비와 쓰레기 등으로 주변 환경마저 심하게 훼손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항 북항은 해양수산부 부산지방해양수산청(부산해수청) 산하 부산항건설사무소가 관리하는 곳이다. 본보는 지난 7월 3일 오후 2시경 부산항건설사무소에 매립된 해당 부지 두 곳이 지번을 취득하지 못한 사유와 건축물이 들어서게 된 배경 등을 듣고자 답변을 요청했으나, 현재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해당 토지를 이용하는 자에게 부산해수청이 사용허가를 내줬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사용료는 상당할 것으로 여겨진다. 공시지가가 ㎡당 평균 100만 원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세수를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정부부처가 스스로 저버리고 있는 것이다.
인근 주민 A 씨는 “정부가 국토부를 중심으로 무주 부동산을 찾아 바로 잡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러한 정부의 정책에 반하는 행위를 하는 곳이 바로 해양수산부 산하 부산해수청”이라고 말했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