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서일본 호우 계기로 개발…정박한 배처럼 기둥 연결해 떠내려갈 걱정 없어
주택건설업체 ‘이치조코무텐(一條工務店)’은 최근 “홍수에 견디는 새로운 주택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하천이 범람하거나 폭우가 쏟아져도 집이 물에 잠기지 않고, 집 자체가 물 위로 떴다가 물이 빠지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시스템이다.
개발 계기는 4년 전 서일본 호우였다. 당시 수몰된 주택들 대부분이 생활 복구에 1~2년 정도 걸린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 측은 “이를 교훈으로 삼아 부력을 최대 5m까지 견딜 수 있는 주택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어떤 원리가 적용됐을까. 먼저 창문을 비롯한 모든 유리는 신기술을 활용해 세 겹 강화된 유리창으로 교체했다. 수밀성과 기밀성이 높아 외부로부터 물이 들어오는 것을 차단한다. 또한 배수관에는 물이 역류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밸브를 설치했다. 에어컨 실외기 등 외부 전기설비는 미리 높은 위치에 배치해 침수로 인한 고장 및 누수 걱정도 덜었다.
무엇보다 범람한 물로 집 자체가 떠내려갈 염려가 없다. 부지의 각 모서리 부분에 설치한 기둥과 집을 연결시킨 것이 비결이다. 흡사 배가 항구에 정박할 때의 모습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일정한 수위를 넘으면 집이 떠오르고, 물이 빠지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다.
가격대는 일반 목조주택을 짓는데 들어가는 비용에 옵션요금이 추가된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평당 3만 엔(약 29만 원)으로 이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고 한다. 이치조코무텐 측은 “기후변화에 따라 향후 어떤 재해가 올지 모른다. 그럴 때를 대비해 안전한 주택을 제공하고 싶다”고 전했다.
수해 피해를 입은 집을 복구하려면 상당한 노력이 든다. 예컨대 진흙 제거, 곰팡이 대책, 소독 작업 등 생각보다 긴 시간과의 싸움이 이어지는 것. 따라서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에서는 ‘재해에 강한 집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높이 사는 분위기다.
주택평론가 사쿠라이 유키오는 “새로운 발상의 주택 개발은 ‘오버스펙’으로 보일 수 있다. 가령 에너지 절약 주택도 처음 등장했을 땐 오버스펙이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는 “더욱 개량해나갈 필요가 있지만, 물의 침입을 방지하는 새시나 열원기를 높게 설치하는 등의 고안은 많은 주택관계자들에게 힌트를 줄 것 같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도전은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한다”는 소견을 밝혔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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