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랭은 무려 5년 간 4번 이사할 만큼 무주택 떠돌이 생활 중이다. 지인의 집에 얹혀사는 관계로 매번 급하게 이삿짐을 싸고 또 언제 이사할지 모르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특히 놔둘 곳이 없어 현관에 방치된 대형 거울은 물론 거실 한 쪽 벽을 차지하는 대형 그림, 엔틱 가구와 소품이 뒤섞인 어수선한 거실, 사계절 옷이 뒤죽박죽 섞여 1년째 방치된 옷방 등 집주인인 낸시 랭조차 뭐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뒤죽박죽 하우스에 깜짝 놀랐다.
무엇보다 이영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어수선한 집안 곳곳에 배치된 돌아가신 어머니의 유품. 대학시절 어머니에게 선물 받아 낸시 랭의 손때가 묻은 피아노는 물론 낸시 랭이 태어나기 전부터 어머니가 사용했던 20년 된 시계까지 소중히 간직해온 추억의 물품도 상당했다.
결국 이영자는 "낸시가 못 비우면 우리가 비웁니다"라며 단호하게 대처했고 이에 낸시 랭은 "많이 비울 각오가 되어 있어요. 제일 중요한 건 비우겠다는 결심인 것 같다"는 말로 달라질 낸시 랭을 예고했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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