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지린대학교 유학 시절, 압록강변을 건너가 북한 병사와 찍은 사진. 그는 “당시만 해도 국경지대 관리인에게 약간의 돈을 쥐어주면 국경을 잠깐 넘어갔다 올 수 있었다. 옆의 북한 병사는 10대 후반의 어린 친구였는데 고향의 어머니가 편찮으셔서 걱정스럽다는 이야기를 나눴던 것이 기억난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호기심(?)으로 국경을 넘은 이 사진이 지면으로 나가도 될지 잠시 고민하더니 “뭐, 별일 있겠어요”라며 ‘쿨’ 하게 제공했다. |
▲ 하태경 의원. |
학창 시절 민주화운동과 통일운동에 매진했던 그가 본격적으로 북한 인권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북중 국경에 위치한 지린대학교 유학 시절 수많은 탈북자들을 만나면서부터였다. 하 의원은 기억에 남는 탈북자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말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 “탈북했다고 해서 결코 나은 삶을 산다고 말할 수는 없다. 강가에 돌을 주워다 성경구절을 새겨 관광객들에게 파는 아이들부터 국경 지대에서 힘겹게 삶을 이어오는 아이들이 가장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있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북한인권 문제와 함께 우파혁신에도 목소리를 내고 싶다고 한다. 그는 “우파라는 게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어떤 문제를 개인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국가가 힘을 길러 주는 것 아니겠는가. 국가가 개인을 책임져 준다고 약속하기보다는 개인에게 힘을 주는 방식이 지금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장 하 의원의 발목을 잡고 있는 건 지역구 현안이다. 지역구인 부산 기장읍의 원전 고리1호기 재가동 문제가 큰 이슈로 떠올랐기 때문. 하 의원은 “원전의 안정성을 담보해 지역구 주민들에게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면서도 당장 폐기조치하자는 일부 반핵 운동의 목소리에는 유보적인 입장이다.
그는 “오늘(6일) 지역주민들과 한수원이 추천한 전문가들이 TF팀을 구성해 조사한 결과 ‘고리1호기 원자로 압력용기의 건전성이 확보되었다’고 판단했다. 복잡한 상황 속에서도 이 같은 결론을 도출한 지역주민들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또 “원전이 곧 터질지도 모르니 당장 폐쇄하자는 것은 말은 쉬울지 몰라도 폭력적”이라며 “폐쇄가 능사는 아니다. 또 지원법 등으로 혜택을 받고 있는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임기 초반부터 첨예한 갈등을 조정하며 정치의 어려움을 체험하고 있는 셈이다.
새누리당 내 ‘빨갱이’로 통하는 하 의원이 당 안에서 얼마나 조화를 이뤄 자신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김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