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씨씨에스는 최대주주가 ‘컨텐츠하우스210’으로 2023년 11월 바뀐 뒤 초전도체 테마주로 주목받았다. 상온 초전도체를 세계 최초 개발했다고 주장한 권영완 퀀텀포트 대표를 씨씨에스 사내이사로 영입하면서다. 권 대표가 관여하는 회사 ‘그린비티에스’와 ‘퀀텀포트’는 씨씨에스 유상증자에 참여해 2024년 2월 컨텐츠하우스210에 이어 씨씨에스 최대주주에 올랐다.
일각에선 씨씨에스에서 초전도체 신사업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다. 2024년 3월부터 권 대표 측과 컨텐츠하우스210 간 각종 민·형사 소송이 이어졌다. 권 대표 측은 지난 3월 26일 주주총회 이후 컨텐츠하우스210 측을 이사회에서 몰아내고 경영권을 잡았다. 컨텐츠하우스210 측은 이에 반발해 여러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최종 결론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관련기사 하루 두 번 따로 열린 주총…‘초전도체 테마주’ 씨씨에스 또 다른 법적 분쟁 격화).
씨씨에스는 경영권 분쟁 여파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권 대표 측과 컨텐츠하우스210은 경영권 분쟁에서 엎치락뒤치락했다. 이 과정에서 공시 지연, 공시 번복 등 공시 위반 벌점을 22점 받았다. 1년간 공시 위반 벌점 15점 이상이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되고 주식 매매거래는 정지된다.
씨씨에스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거쳐 지난 9월 22일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다. 씨씨에스는 지난 10월 20일 상장폐지 이의신청서를 냈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오는 11월 17일까지 씨씨에스 상장폐지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는 씨씨에스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판단하면서 권 대표 등 경영진의 문제점을 주로 지적했다. 한국거래소는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고 있어 기업경영 연속성 유지에 대한 상당한 의구심이 존재한다”며 “분쟁 중인 경영진 양측(권 대표 측과 컨텐츠하우스210) 모두 자본시장 투명성을 저해한 정황이 있다. 상호 간 합의서를 체결하고 초전도체 테마로 차익을 실현한 개연성이 있다”고 밝혔다.
권 대표 측은 새로운 최대주주를 찾아 경영권을 넘기겠다며 주주들에게 “기다려달라”고 밝혀왔다. 하지만 경영권 매각 계약이 성사됐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기다려달라”며 제시했던 기한은 여러 차례 미뤄졌다. 씨씨에스 소액주주들 사이에선 “더 이상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여론이 확산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모인 ‘씨씨에스 소액주주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도 지난 9월 30일 법원에 주주총회 소집 허가 신청서를 냈다. 사내이사를 새로 선임한 뒤 유상증자로 최대주주를 바꾸겠다며 투자사를 이미 확보했다고 주주들에게 공개한 점은 주주연대와 같다. 더 적극적인 쪽은 비대위다. 비대위는 권 대표 측이 추진하는 경영권 매각 방식으로는 상장폐지 결정을 되돌리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비대위 일각에선 권 대표 측이 고의로 상장폐지를 유도하고 있다는 의심도 제기한다.
주주연대와 비대위는 상대방이 내세우는 투자사는 새로운 최대주주로 적합하지 않다며 서로 비판하고 있다. 상대방 측 핵심 관계자 과거 행적도 캐냈다. 주주연대와 비대위의 날 선 공방은 양측 핵심 관계자들의 상호 고소·고발전으로 이어졌다.
법원은 주주연대와 비대위가 각각 신청한 임시주주총회를 동시에 여는 방식으로 허가한다고 지난 10월 20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임시주주총회가 열리면 주주연대와 비대위가 각각 내세운 신규 사내이사 후보를 두고 표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현재 씨씨에스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은 모두 소액주주들이 갖고 있다.
권 대표 측 회사인 최대주주 그린비티에스와 퀀텀포트가 가진 씨씨에스 주식은 의결권이 제한된 상태다. 정부는 권 대표 측 회사가 방송법에 따른 승인 없이 씨씨에스 최대주주가 됐다며 주식 처분 명령을 2024년 3월 내렸다. 권 대표 측은 이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지난 3월 패소했다. 2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권 대표 측은 소액주주모임이 신청한 임시주주총회 허가 결정에 반발해 지난 10월 20일 법원에 특별항고장을 제출했다. 또 권 대표 측은 “최대주주(권 대표 측 회사 그린비티에스와 퀀텀포트) 보유 지분을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한다”고 지난 11월 6일 M&A(인수합병) 공고를 냈다. 입찰 접수 마감일은 오는 12월 23일이다.
주주연대 이양우 대표는 “공개매각을 지지한다”며 “다만 현실적 어려움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 임시주주총회 이후 유상증자는 대안으로 남겨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유상증자 참여 의사를 밝힌 주주연대 측 투자사가 공개매각에 참여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반면 비대위는 “경영진이 불법적 공개매각 공시를 게재해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며 “그린비티에스와 퀀텀포트가 가진 씨씨에스 주식은 가압류 등으로 법률상 처분이 제한돼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권 대표 측 회사 그린비티에스와 퀀텀포트는 2024년 2월 말 80억 원 규모 씨씨에스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그린비티에스와 퀀텀포트는 80억 원 전액을 외부 차입으로 마련했다. 80억 원 중 65억 원은 상장사 ‘아센디오’와 ‘다보링크’에 전환사채를 발행해 조달했다.
권 대표 측은 아센디오, 다보링크와 법적 분쟁을 겪고 있다. 아센디오와 다보링크는 전환사채 계약대로 상환금액 50%에 상당하는 씨씨에스 주식을 달라고 지난 2월 말부터 권 대표 측에 요구했다. 하지만 권 대표 측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그러자 아센디오와 다보링크는 그린비티에스와 퀀텀포트가 가진 씨씨에스 주식 가압류를 법원에 신청해 인용 결정을 받아냈다. 아센디오는 씨씨에스 주식 인도를 청구하는 소송을 지난 7월 제기했다.
권 대표 측은 지난 11월 6일 공개매각 공고에서 “가압류 주식에 대해 채권자와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권 대표 측은 “아센디오와 다보링크는 주가조작을 목적으로 씨씨에스를 이용했다”며 빌린 돈을 갚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권 대표 측은 지난 6월 아센디오에 보낸 내용증명에서 “아센디오는 전환사채 계약 전날 사업목적에 초전도체 사업을 추가했다고 공시해 주가가 급등했다”며 “아센디오는 초전도체와 관련한 어떠한 사업도 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전환사채 계약은 주가조작을 목적으로 투자자를 기망하기 위해 행한 것이다. 전환사채 인수대금은 불법의 원인으로 인해 지급된 금원으로서 반환 청구가 불가함을 통보한다”고 밝혔다.
남경식 기자 ngs@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