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흔히 행하는 CT 검사 한 번의 방사선 피폭량은 최저 10mSv이며, 전신·조영 CT까지 더하면 60m㏜를 초과하기 십상이다. 참고로 이번 원자력발전 사고로 인한 피난구역 지정 기준이 연간 피폭량 20m㏜이었다.
#‘콜레스테롤 정상치’는 1969년에 260이었는데 점점 250, 240으로 내려가더니 오늘날은 마침내 230이 되었다. ‘정상 범위’를 줄여 제약회사가 약을 더 많이 팔 수 있도록 한 결과다. 기준치를 10 내릴 때마다 콜레스테롤 약을 먹는 사람이 1000만 명씩 늘어난다.
건강은 우리 사회 남녀노소가 공유하는 관심사로 자리 잡았다. 건강에 대한 불안을 떨치기 위해선 많은 이들이 수고나 큰 지출도 마다않는다. 자발적으로 병원에 가서 부지런히 검진을 받고, 다양한 ‘건강습관’을 따르며 ‘건강식품’을 섭취한다. 이렇게 수많은 건강·의학 정보의 홍수 속에서 국민 대부분이 강박에 가까운 건강염려 속에서 생활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풍경이다.
<건강의 배신>은 우리에게 ‘건강’을 위한다는 명분 아래 숨은 쟁점과 진실들을 비춰주는 책이다. 의료 각 분야의 종사자인 저자들은 자신이 깊이 체험해 온 전문 주제를 중심으로 의료 관행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어째서 건강하고 나은 삶을 불러올 수 있는지 실제 사례와 데이터 등을 이용해 설득력 있게 풀어내고 있다.
이노우에 요시야스 엮음. 김경원 옮김. 돌베개. 정가 1만 5000원.
연규범 기자 ygb@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