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익산역사 조감도
[일요신문] 내년 3월 호남고속철 전면 개통을 앞두고 전북 일각에서 역사 추가 신설을 제기하고 나서 호남선 KTX 익산역사 문제가 또다시 갈등에 휩싸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익산 KTX 정차역 선상 공사를 2009년부터 시작해 300억원 가량이 투자된 익산 KTX 정차역 선상 공사의 공정률은 현재 87%에 달하며, 11월 초 완공될 예정이다.
하지만 최근 전북지역 법조계와 정·재계 인사들로 구성된 ‘KTX 혁신역사 설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익산역과 별도로 신KTX 역사를 추가로 신설하자고 나서면서 추진위와 익산시와의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전북에서는 지난 2007년 8월 건설교통부가 KTX 익산역을 확정고시하기 전까지 전주 등 5개 시·군의 중심에 있는 김제지역 쪽으로 옮기자는 일부 사회단체의 주장이 제기되면서 익산시와 격한 대립을 빚기도 했다.
◇혁신역사 추진위 “김제 부근에 신KTX역사 설립해야”
KTX 혁신역사추진위는 지난달 30일 도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호남선 KTX 역사의 접근성과 경제성, 발전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지역경제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익산역사보다는 익산·전주·군산·김제·완주 등 5개 시·군의 접경지에 새로운 역사를 짓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추진위는 ”익산 고속철도 정차역이 현 위치에 들어선다면 전주와 김제 등 인근 주민들의 불편이 클 수 밖에 없고, 혁신도시와 새만금사업, 김제공항 등 대형 사업의 경제성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KTX혁신역사추진위 김점동 위원장(변호사)는 “KTX역사 위치는 향후 전북의 미래발전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며 “단순히 개별 시의 발전이 아닌 전북도 모두가 상생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추진위가 구상하고 있는 신KTX 역사는 익산역에서 5km 떨어진 호남고속철도노선에 있는 김제시 지역으로 140만 이상의 경제권 형성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신KTX역사는 호남고속철도 정차역으로, 그리고 기존의 익산 역사는 전라선이 정차하는 KTX역사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신 KTX역사에 복합역사 환승센터와 컨벤션센터, 호텔 등 비지니스 모델을 개발해 지역 경제의 활성화 거점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TX혁신역사 추진위원회에는 김점동 변호사를 비롯해 김영 전 전라북도 정무부지사, 유희열 전 과학기술부 차관 등 법조계와 정재계 등 4백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익산시 “허무맹랑한 주장이다”
일단락됐던 KTX 역사문제가 재점화될 처지에 놓이자 익산시는 혁신역사 설립추진위의 주장이 터무니없다며 펄쩍 뛰고 있다.
박경철 익산시장은 ”내년 3월이면 호남고속철도가 완전히 개통되는데 뒤늦게 이제 와서 무슨 궤변을 늘어놓는지 모르겠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KTX 익산역은 오랜 검토 후 확정돼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전혀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못하겠다“면서 ”일부에서 다시 신역사를 거론해 혼란과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반박했다.
조규대 익산시의회 의장도 ”익산역은 익산시민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다“며 ”허무맹랑한 주장으로 지역 갈등을 부추긴다면 익산 시민과 함께 사활을 걸고 막아내겠다“며 응수했다.
전북도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호남고속철도가 내년초 개통되는데 현 시점에서 다른 KTX역사 추진 논의는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호남고속철은 서울에서 기존 경부고속철 노선을 이용하다 충북 오송에서 갈라져 충남 남공주∼익산∼정읍∼광주∼목포를 잇는 노선으로 신설되며, 2010년까지 설계를 마치고 2011년 착공해 내년 3월 개통될 예정이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