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적인 결핵의 발생률과 사망률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은 고무적입니다. 하지만, 올바른 치료를 통해 완치될 수 있음에도 여전히 수많은 생명들이 위협받고 있는 것은 용납해선 안될 사실입니다. 세계결핵퇴치의 목표는 2035년까지 결핵발생률을 인구 10만 명당 10명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지만, 지금의 추세로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180년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합니다. 국제사회는 이처럼 끈질긴 질병으로부터 인류가 해방되기 위해서는 국제기구뿐만 아니라, 세계 각 국의 정부와 민간단체, 기업, 그리고 시민사회가 함께 관심을 갖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결핵은 어느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2013년 한국의 총 출입국자는 5500만 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결핵이 공기를 통해 전파되는 질병임을 감안하면 한국도 예외가 아닙니다. 또한, 50~60년대 중대질병으로서 수많은 국민들의 생명을 앗아가며 만연했던 결핵의 발생을 크게 낮춰 눈에 띄는 성과를 달성한 한국의 결핵관리역량과 더불어 높아진 국제위상으로, 국제사회에서 기대하는 한국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세계는 결핵에 대처하기 위한 국제적 연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고, 그 중심에는 결핵퇴치를 위해 세계보건기구를 중심으로 세계 27개 국가, 2000여 단체들이 참여하는 Stop TB(Tuberculosis=결핵) Partnership이 있습니다. 한국은 지난 2010년 국내의 결핵문제 해결과 세계결핵퇴치운동 동참을 위해 STOP-TB Partnership KOREA 를 설립하면서 국가협력파트너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STOP-TB Partnership KOREA는 동아시아 및 서태평양 지역의 파트너십 참여국가간 결핵퇴치협력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통해 세계결핵퇴치에 동참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정부와 국회, 민간단체와 기업 등 사회 각 분야의 협력을 이끌어내어 국가결핵관리체계를 지원하고 국가결핵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인 결핵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에 힘쓰고 있습니다.
저도 이러한 결핵문제의 심각성과 하나된 결핵퇴치노력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여, 지난 9월부터 새롭게 STOP-TB Partnership KOREA의 협력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국민 여러분께 결핵의 심각성 및 예방 퇴치의 중요성을 알리는 일에서부터, 해외의 여러 국가들과 힘을 합쳐 결핵으로 어려움을 겪는 많은 이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많은 일들을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겠습니다.
결핵은 사라져야 할 질병입니다. 우리에겐 결핵으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을 향한, 길고도 지루한 싸움이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세계가 함께 같은 목표를 위해 손을 잡고 있으니 외로운 싸움은 아닙니다. 다음 세대의 아이들에게 결핵이 정말 사라진 질병이 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특히 다가오는 통일시대를 대비할 때,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결핵문제를 지닌 북한의 상황을 감안하면 결핵퇴치를 우리의 관심과 노력은 더욱 절실합니다. 우리나라가 ‘결핵후진국’ 오명을 벗어 던지고, 세계의 결핵퇴치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나갈 수 있도록 여러분들도 함께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유기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