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권 대표
야심차게 출범한 블랙스미스는 100여 매장까지 확장했지만 현재 25개 점포로 축소됐다. 블랙스미스의 모델이었던 배우 송승헌 씨가 낸 매장조차 올 초 폐업했다. 마인츠돔은 강남역 한복판 노른자위 땅에 매장을 열었다. 하지만 이 자리는 현재 영어학원인 ‘영단기’가 넘겨받아 학원 본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오랜 준비 끝에 내놓은 디셈버 24는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모든 매장을 철수 시켰다.
카페베네의 부진이 계속되자 구설수에 오르는 일도 잦아졌다. 최근 아르헨티나 한인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카페베네 점주 모집 광고가 나왔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는 “아르헨티나는 디폴트 우려가 쏟아지며 달러 환율 폭등에 물가상승률도 거의 30%에 달하는 곳이다. 아르헨티나까지 가서 모집을 하고 있는 것만 봐도 회사 상황을 알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페베네 관계자는 “아르헨티나 모집 건은 카페베네가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 사업을 도와주는 코트라에서 추진했다”며 “더군다나 직접 점주를 모집하는 게 아니고 해당 시장에서 독립적으로 운영할 권한을 갖는 마스터프랜차이즈 파트너 모집”이라고 반박했다.
심각한 재정난을 겪던 카페베네가 청담동에 위치한 본사 사옥을 매각해 자금줄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카페베네 관계자는 “회사 매출을 위해서 광고비를 많이 쓰면 좋은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매장에 있는 포스터나 홍보물품도 점주에게 부담시키지 않고 본사 차원에서 부담해 광고선전비가 많이 나오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카페베네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미국 카페베네 사업에도 루머가 나돌았다.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배우 한예슬 씨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카페베네 매장이 사업성 악화로 폐점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카페베네 관계자는 “한예슬 어머니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몇 번 문을 닫은 것을 보고 폐업했다는 소문이 있었다”며 “아직까지 미국에서 폐업한 곳은 한 곳도 없다”고 반박했다.
카페베네는 자사의 위험성을 말하는 미국 네티즌에게 2400만 달러(약 254억 원)의 소송을 진행해 현지 교포들에게 빈축을 사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카페베네를 따르는 소문이 카페베네의 ‘비호감 이미지’ 때문이라고 추측할 정도다.
카페베네는 위기 탈출을 위해 몇 가지 대안을 내놨다. 첫 번째는 투자 유치였다. 지난 7월 21일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는 “지속적으로 투자 유치를 추진해 왔는데 이틀 전 모든 절차가 마무리 되고 225억 원의 투자금이 입금됐다”고 밝혔다. 카페베네는 오는 2016년 IPO(기업공개·상장)를 목표로 사모펀드인 K3에쿼티파트너스에서 225억 원을 투자 받았다. K3에쿼티파트너스는 2016년에 예정된 카페베네의 IPO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계획이다.
두 번째는 카페베네가 지난 2012년 335억 원에 매입한 본사 사옥을 매각하는 것이다. 카페베네는 본사 건물 매각을 통해 부채비율을 낮추겠다고 언론을 통해 여러 번 밝혀왔다. 드디어 지난 3일 카페베네는 본사 사옥을 김영찬 골프존 창업자의 아들 김원일 씨에게 363억 원에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카페베네는 건물을 팔아 현금을 마련하고 다시 이 건물을 3년간 임대하는 계약을 맺었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손해 보면서 팔지 않기 위해 오랫동안 매물로 내놓고 있었다. 건물 매각 후에는 부채비율도 크게 떨어져 안정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도 “카페베네가 오랫동안 매물로 내놨던 본사 사옥이 매각된 만큼 자금줄에 숨통이 트일 것이다”고 내다봤다. 카페베네는 지난 2012년, 2013년에도 IPO 목표를 세웠지만 신규사업이 번번이 실패하며 목표를 연기했다. 이에 최근에는 김선권 대표도 목표를 수정해 “당분간 커피 외에 다른 사업 없이, 커피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카페베네는 오는 2016년으로 IPO 목표를 다시 한 번 연기했다. 카페베네는 오랫동안 IPO를 준비해왔고 K3에쿼티스파트너스에 투자까지 받았음에도 아직까지 업계에는 IPO 성공 가능성에 물음표를 던지는 시선이 많다. 이를 의식한 탓인지 카페베네 관계자는 “2016년이란 숫자는 ‘반드시’가 아닌 하나의 목표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