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경주로 본 전력 상승마

김시용 프리랜서 2017-08-24 조회수 1576
[일요신문] 지난주를 포함 최근 2~3주는 혹서기 휴장으로 서울과 부경이 한 주 건너뛰면서 경마를 시행, 정상적인 출전주기를 지키지 못한 경주마들이 많았다. 이런 가운데서도 예전과 다르게 한 단계 더 성장하거나 옛 컨디션을 되찾은 말들이 여러 두 눈에 띄었다. 이번 주에는 8월 11~13일 3일간 치러진 경주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 마필들을 몇 두 살펴본다.
 
연합뉴스

# [부-국5]사랑미소(3세·암·2전1/1/0·이본희·방동석:31 부:시에로골드, 모:클레버릴)=직전경주인 데뷔전에서 1위에 코차로 분패하면서 2위를 한 마필이다. 당시 선입으로 따라가 뒤집기를 시도했었는데 걸음에 여력이 있었다. 그 때문인지 이번 경주에선 압도적인 인기마로 팔렸는데, 직전처럼 선입작전을 펼쳤고 결과는 앞서가던 8번 바운드투데이를 4마신이나 뒤로 밀어내면서 여유승을 거뒀다. 

여전히 끝걸음에 여유가 있었다. 주행습성도 선행이 아닌 선입 유형이고 상당한 잠재력을 보인 만큼 단거리에선 당분간은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전력마로 판단된다. 

# [부-국5]신스텔스(2세·수·1전1/0/0·곽영숙·이상영:31 부:컬러즈플라잉, 모:싱크오어스윔)=컬러즈플라잉의 자마로 이번 경주가 데뷔전이었다. 주행검사에서는 크게 눈에 띄는 모습은 아니었는데 비교적 고가의 도입가와 혈통적 잠재력 때문인지 제법 팔렸다. 

실전에서는 좋은 체격을 타고난 말답게 주행검사 때와는 전혀 다른 순발력을 보이면서 2번 천년동안과 나란히 선행을 나섰고, 이후 머리를 먼저 내밀며 경합성으로 질주하며 스피드를 올렸다. 결승선에서도 마지막까지 좋은 탄력을 이어가며 2위마를 무려 4마신이나 이겼다. 

불리한 전개와 경합을 뚫고 여유승을, 그것도 데뷔전 1200미터 경주에서 올렸다는 점에서 잠재력은 충분히 인정할 만하다. 나이가 2.3세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말이라는 점과 마체중 520㎏대의 좋은 체격조건을 감안하면 어디까지 발전할지 사뭇 기대가 되는 말이다.  

# [부-국4]퍼펙트신화(3세·수·3전2/1/0·조경신·구영준:42 부:비카, 모:어트리비다)=휴양 이후 복귀전이었는데 강력한 선행작전으로 2위마를 4마신 이상 따돌리며 여유 있게 우승했다. 이미 휴양 전에 걸음이 터진 모습을 보여줬던 말이라 어느 정도 선전은 예상됐지만 이처럼 강한 편성에서 초반에 경합을 하고도 막판까지 한발을 더 쓰는 모습은 다소 의외였다. 

어깨가 조금 안좋은 것 때문에 푹 쉬고 나온 말인데, 이번에 뛰는 모습을 보면 그런 부분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무엇보다 힘이 한참 차가는 3세마라 다음 출전 때도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겠다. 다만 세 번의 입상 모두 선행으로만 일군 성적이라 자신보다 빠른 말을 만났을 때는 작전 전개가 부담스럽다는 게 유일한 약점이다. 

# [부-외1]고지정벌(6세·거·42전6/4/6·이호영·백광열:92 부:Congrats, 모:I love cindy)=42전이라는 전적에서도 엿보이지만 6세 중반의 노장마다. 데뷔 이후 1군에 진출하는 과정과 진출한 후에도 한때 큰 기대를 모았던 말인데 강자들과의 대결에서 한 걸음씩 밀리더니 한동안 부진했다. 선행, 선입, 추입 등 여러 가지 경주전개로 변화를 시도했지만 변화는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후미에서 거의 바닥권 추입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멀찌감치 따라가면서 힘을 비축했고, 2코너 지나면서부터 스피드를 올리며 결승선까지 내달렸는데, 마지막 200미터 주파기록이 12.3초로 뒷심도 압권이었다. 예전보다 훨씬 뛰어난 기록이었고, 추입작전에 완전히 적응했다는 점에서 1회성 활약으로 끝날 것 같지 않았다. 

# [서-외4]아치아치(3세·거·9전1/0/2·김길중·안해양:50 부:Archarcharch, 모:Aly’s sweet sheba)=이 말은 앞선에만 붙으면 어느 정도 능력발휘를 해주곤 했지만 막판 끈기가 2% 부족했던 게 사실이었다. 그렇지만 이번 경주에선 달랐다. 출발은 그리 빠르지 않았지만 이후 치고나가 1번 그레이삭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외곽에서 같이 선행을 주도했고, 결승선 막판까지 우승경합을 했다. 전개상으로는 조금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잘 극복하며 오히려 1마신 차이를 내며 이겼다. 

성장기의 마필답게 체중이 늘면서(+8㎏) 전력상승을 보인 것으로 판단돼 다음 출전 때 또 한번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 [서-외2]페나코바(3세·수·10전3/2/2·유희태·김동철:72 부:Birdstone, 모:Flip side)=상대에 따라 성적이 왔다갔다 하지만 언제나 자기가 뛸 만큼은 뛰어주는 안정되고 꾸준한 말이다. 순발력도 좋지만 막판까지 버텨내는 끈기도 수준급이다. 

이번 경주에선 특별한 성장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주목할 점은 인코스 선입이 가능한 경주에선 거의 실패가 없을 만큼 자기 걸음 이상을 뛰고 또 입상을 해준다는 것이다. 2군으로 승군했지만 혈통 자체가 장거리로 갈수록 더 힘을 낼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말이라 할 수 있다.

# [서-국1]가속불패(5세·거·16전7/3/2·(주)자성실업·박대흥:95 부:사이코배블, 모:허니비)=1200미터 경주기록 1:10.8초. 정말 가속불패가 주파한 기록이 맞을까. 필자가 이 경주 결과를 보고 품은 의문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가속불패가 이 경주에서 인기1위로 팔렸다는 점이다. 왜 이 말이 이렇게까지 많이 팔렸는지 의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마필의 변화를 확실하게 읽었다는 반증이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이 경주 단독선행이 예상됐던 3번 럭키라이트의 출발불량. 가속불패는 모래를 맞으면 덜 뛰는 경향이 있어 편성보다는 전개가 딱 들어맞을 때 이변을 일으키곤 했는데, 럭키라이트의 늦발은 행운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주파기록이나 중간 스피드를 보면 능력상승만큼은 인정을 해줘야 할 듯싶다. 다음에도 선행 찬스라면 좀 더 믿음을 가질 수 있겠다. 

# [서-국3]구통사(3세·거·7전4/0/0·소태영·전승규:65 부:Spring at last, 모:로열치어)=지난 번에 걸음이 터지며 압승을 거둔 말인데 이번에도 상대를 여유 있게 제압했다. 외곽 3열에서 선입으로 아주 불리한 전개를 했지만 결승선에서 손쉽게 상대를 따돌렸다. 

선두력도 좋아졌고, 원래 따라가도 힘을 아낀 만큼 막판에 폭발적인 뒷심을 발휘하는 유형이라 그야말로 전천후 자유마라 할 수 있다. 부마인 스프링앳라스트(Spring at last)는 단거리와 중거리에서만 활약했지만 장거리 잠재력도 우수한 혈통이라 구통사의 전망은 무척 밝아 보인다. 국3군으로 올라갔지만 다음 출전 때도 선전을 기대해본다.

김시용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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