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배 대상경주로 본 베팅포인트 셋

김시용 프리랜서 2014-05-14 조회수 4283
[일요신문] 지난 4일 부경 5경주로 치러진 국제신문배 대상경주는 인기 1위부터 5위까지 모두 3위 이하로 처져 이변이 터졌다. 경주 후에 많은 전문가들이 인기마들의 졸전을 이변의 원인으로 분석했지만 다른 원인도 있어 보였다. 필자가 현장에서 경주를 관전할 때는 선행마들이 너무 느린 페이스로 이끌면서 이 페이스에 말린 인기마들이 막판에 뒤늦은 추격전을 전개한 것으로 보였다. 말하자면 인기마의 졸전으로 보였는데, 막상 데이터를 함께 놓고 분석을 해보니 그 결과는 많이 달랐다. 눈에 보이는 것에만 의존한 현장의 분석은 착시효과로 종종 오판을 가져올 수 있다.
 
지난 4일 부산경마장에서 펼쳐진 국제신문배 대상경주에서 단독선행에 나선 오르세(점선 원)가 우승을 했다. 마사회 홈페이지 동영상 캡처.

우선 그날의 경주를 보자. 레이스 초반은 거의 모든 말이 빠르게 스타트를 끊었다. 인디밴드가 약간 늦출발을 했지만 경주결과에 영향을 줄 만큼은 아니었다. 

초반부터 8번 오르세가 선행에 나섰고 이후 레이스를 차분하게 이끌었고 그 뒤를 4번 스타볼트와 6번 매직댄서가 따라갔다. 2코너, 3코너를 지나자 9번 샌드하이를 제외한 거의 모든 말들이 바짝 접근하면서 경주는 접전으로 이어졌다. 2번 인디밴드도 1번 다이나믹질주에 막혀 자리잡는 데는 실패했지만 이미 앞선을 사정권에 두고 바짝 쫓아왔기 때문에 입상에는 문제가 없어보였다. 문제는 그 이후부터였다. 

필자가 여러 번 언급했지만 최근의 부경 경주로는 상당히 가벼운 상태이기 때문에 앞선이 잘 지치지 않고, 무엇보다 인코스가 많이 유리했다. 4코너를 돌 무렵 인디밴드는 진로를 확보하지 못해 무리하게 외곽으로 선회했다. 이 바람에 안쪽에서 거리를 최대한으로 좁히며 코너를 선회한 1번 다이나믹질주와 거리가 7마신 이상 벌어졌다. 코너를 돌기 전에 거리차가 불과 1마신 정도였음에 비교하면 상당한 손실이었다. 평소처럼 외곽추입이 유리한 상황이었다면 이 정도 거리 차이는 극복이 가능했겠지만 이날은 안쪽이 외곽보다 더 걸음이 잘 나오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인디밴드에겐 최악의 경주전개가 되고 말았다. 

인디밴드는 막판에 힘을 내면서 뒤늦은 추격전을 전개했지만 이미 거리와 시간이 아쉬운 상황으로 변해 있었다. 인기 2위마였던 7번 천지불패도 비슷한 이유로 무너졌다. 천지불패는 시종 외곽을 돌았고 경주막판에 똑같이 외곽추입을 시도했지만 역시 밀렸다. 또다른 인기마 고스트위스퍼 역시 시종 외곽으로 돌다가 끝내 거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결과는 단독선행에 나선 8번 오르세가 3마신 차이로 우승, 시종 안쪽에서 경제적인 레이스를 한 1번 다이나믹질주가 2위, 코 차이로 밀린 인디밴드가 3위를 차지했다. 복승식 117.6배, 쌍승식 251.4, 삼복승식 141.2배가 터졌다. 결과론이긴 하지만 인디밴드는 4코너를 돌 때 레이스가 빨랐던 만큼 참고 따라오며 안쪽을 뚫었어야 했다. 

이번 경주를 돌아보면 꼭 기억해야 할 베팅포인트가 몇 가지 보인다. 첫 번째는 혼전이거나 능력차이가 크지 않을 때는 경주로의 흐름에 편승하라는 것이다. 정상적인 베팅보다 배당도 적중확률도 더 높기 때문이다. 미세한 능력 차이에 얽매이면 결국은 인기마에만 베팅을 하게 되고 결과도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 경주는 인디밴드를 제외하면 능력 차이가 크게 나지 않았다. 따라서 인디밴드의 3위 이내 입상을 인정하고 빠른 말과 인코스 선입마를 같이 엮어서 삼복승을 베팅하는 것이 나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베팅은 일요경마 6개 경주에 모두에 대입해보면 보다 뚜렷한 답이 나온다. 이변을 일으킨 말들은 모두 그날 경주흐름에 맞는 말들이었다. 필자는 초중간에는 부경의 경주로 흐름을 이용해 잘 이어가다 중간에 ‘대상경주는 다를 것이다’하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예상을 비틀었는데 이것이 패인이 되고 말았다. 

두 번째는 선행이 어려운 선행마는 과감하게 제외하라는 것이다. 이 경주의 6번 매직댄서는 그동안 선행으로만 입상했던 말이다. 선입으로 경주를 진행했던 지난 2월 경주에선 1위와 10마신가량 뒤지는 4위에 그쳤을 정도로 일반경주에서도 선행 아니면 답이 없는 말이었다. 대상경주에서 자신보다 빠른 말이 여러 두 있는 상황에서 선행을 나서기는 쉽지 않았고 설령 어렵사리 선행을 나선다고 해도 끝까지 버티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이 말은 인기 3위로 팔렸다. 선행마에게 선행 여부는 입상을 판가름하는 결정적인 변수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줬다. 

마지막으로 인코스 선입마의 ‘특혜’다. 이날 이변을 연출한 다이나믹질주는 처음부터 4코너까지 힘안배에만 신경을 쓰면서 따라가다 막판에 역주를 다했다. 최단코스로 주행했고, 인코스가 가벼운 경주로 특성을 십분 활용해 최강마 인디밴드의 추격까지 뿌리치는 이변을 연출했다.

김시용 프리랜서
 
서울마주협회장배(GⅢ) 복기해보니

케이탑의 선행은 ‘작전 미스’

부경에서 국제신문배가 열린 그날 서울에선 서울마주협회장배(GⅢ)가 열렸다. 서울경마장 소속의 국산 최강마들의 1400미터 단거리 경주로 진행됐는데 큰 이변은 없었지만 이 경주도 곱씹어볼 대목은 있었다. 

우선 케이탑의 작전실패였다. 케이탑은 조교사가 사전 인터뷰에서 따라가는 전개에 익숙해져야만 한다고 해 선입전개가 예고됐었다. 서울경주로가 안쪽이 불리하고 케이탑도 근래엔 선입으로 적응 가능성을 여러 번 보여주었기 때문에 적절한 작전으로 보였다. 하지만 실전에선 강력한 선행작전으로 초반을 무리하게 질주했고, 막판에 걸음이 무뎌지면서 6위에 그쳤다. 경주 당일 이미 치러진 경주에서 선행마가 여러 번 입상했기 때문에 갑자기 작전을 변경한 것으로 보였지만 선행마들이 즐비한 편성에선 무모한 경주전개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음은 광교비상의 졸전 아닌 졸전이었다. 이날 경주는 광교비상마저 한때 스피드에서 밀릴 만큼 초중반이 너무 빨랐다. 따라붙다가 페이스를 늦춘 것은 박태종 기수의 올바른 판단이었지만 4코너를 돌면서 안쪽으로 파고든 것은 오판이었다. 안쪽추입보다는 외곽추입이 훨씬 잘 되는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광교비상은 결승선에서 힘을 냈지만 외곽으로 차분하게 쫓아온 천년비상에게 끝내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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