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경주로 본 주목할 만한 경주마

김시용 프리랜서 2016-09-06 조회수 1705
[일요신문] 최근 경주로가 그랬지만 지난주는 특히 주로가 빨랐다. 여느 때보다 평균적으론 1초 이상 빠른 기록이 작성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기억해둬야 할 사안이다. 주로가 건조(부경) 또는 양호(서울)한 상태였기 때문에 다음 출전 때 이처럼 빠른 흐름을 보인 걸 모르고 액면만 보고 분석한다면 기록에 현혹돼 경주마의 능력평가를 제대로 하기 어렵다. 이번 주에도 지난주(8월 19~21일) 경마에서 특이한 변화를 보인 경주마 몇 두를 살펴본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부경]스팅레이(6세·거·28전6/7/3·이태희·임금만:91 부:포리스트캠프,모:스트레이트캐시)=3세 때 ‘컵 마일’ 경주에서 우승까지 했던 준족인데 오랫동안 부진에 빠져 있었다. 이번 경주 단승식 배당이 11두 가운데 9위(26.4배)였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최근 두 경주가 선입작전으로 경제적인 레이스를 했음에도 형편없이 부진했다. 4월 경주에선 3위와 22마신 차이, 6월 경주에선 3위와 16마신 가까이 거리가 벌어졌었다. 

그런 말이 이번에 강자들을 다 이기고 우승을 차지했다. 충분히 쉬면서 훈련을 열심히 한 것 외엔 특이점은 없었다. 그렇지만 경주 내용을 보면 어부지리가 아니라 전성기 때의 기량을 완전히 회복한 결과로 보이기 때문에 다음 경주도 주목할 만하다. 끝걸음도 출전마 중에서 가장 좋아 여력도 있었다. 마령 6세인 만큼 연속 상금벌이에 나설 것은 자명하다. 

# [부]새로운법칙(4세·거·20전2/3/1·심상순·유병복:71 부:City Place,모:Gray Trick)=이 말도 앞서 소개한 스팅레이처럼 오랜 부진 끝에 입상한 말이다. 지난 2월 혼합3등급 경주에서 2위를 하며 2등급으로 올라온 이후 줄곧 침묵을 지켰다. 순위만 밀린 것이 아니라 입상마들과의 도착 차이도 갈수록 벌어졌다. 그런데 이번에 그림 같은 선입작전으로 2위를 차지했다. 특히 이번 경주는 우승을 차지한 퍼스트매지컬 외에도 아주최강이라는 아주 강한 상대가 있었고, 정상제압, 비케이톱, 성산패총 등 빠른 말도 많아 어부지리로 입상하긴 힘들었다. 주로상태를 감안해도 이 정도의 기록은 확실한 능력상승으로 판단되므로 다음 경주도 인코스라면 관심을 가질 만하다. 다만 이 마필은 거리적성이 긴 말이 아니기 때문에 중장거리 경주는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  

# [부]골드선(3세·암·8전2/0/2·박웅진·토마스:39 부:원쿨캣,모:러빙엔젤)=최근3위를 두 차례나 차지했고, 직전 경주에선 비록 순위는 밀렸지만 걸음 자체는 잘 유지됐다는 판단이라 이번 경주에서도 인기 순위가 3위였을 만큼 주목을 받았다. 

실전에선 전력상 우세로 보였던 대지의희망을 뒤에서 추격해 따라잡은 뒤 무려 4마신이나 거리를 벌리며 우승하는 저력을 보였다. 명백한 걸음의 변화로 판단되기 때문에 다음 경주 때도 부담중량에 큰 변화가 없다면 주목해야 할 이유다. 

골드선처럼 될듯될듯 하면서 아쉬움만 주다가 갑자기 성장하는 말은 보통 얼마간은 전력이 안정세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인다.  

# [서]빅마운틴(4세·수·15전2/5/0·이종원·서홍수:76 부:Bernardini,모:Flawless Choice)=안정적인 전력을 유지하고 있는 말이지만 지난 6월 2위를 한 여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5위에 그쳤다. 상대가 강했던 탓도 있었지만 체중이 무려 14kg이나 늘어난 게 결정적 패인으로 분석됐다. 때문에 이번 출전 때는 체중이 얼마나 줄었는지가 최대 관심사였는데, 9kg 줄어 거의 정상이었다. 

실전에서 빅마운틴은 3위권에서 차분하게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며 인코스로 따라가다 막판에 힘을 내며 2위마를 3마신 따돌리고 우승했다. 전력상승이라고 할 순 없겠지만 자기 능력을 잘 발휘했고, 아직 2등급에 출전할 수 있는 만큼 다음 경주 때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혈통적으로도 빅마운틴은 중장거리에서도 충분히 뛰어줄 잠재력을 갖고 있다. 부마인 베르나르디니(Bernardini)는 에이피인디의 자마로 1900미터까지 우승했던 말이고, 모마인 플로러스초이스(Flawless Choice)도 1900미터까지 입상 전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도시지프로파일상으로도 장거리 인자를 갖고 있다. 

# [서]개나리(3세·암·7전2/3/1·김원숙·박대흥:73 부:미philanthropist,모:Happy To Be home)=3세 암말임에도 출전할 때마다 체중이 조금씩 늘고 있을 만큼 아직도 체격이 성장 중이다. 암말치고는 조금 늦게까지 성장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에도 체중이 조금 늘어서 출전했다. 이 마필은 그동안 선행으로 4회, 선입으로 1회 입상한 마필이었는데, 선행을 나설 때 걸음이 더 좋았다. 

이번 경주에선 큐피드총알, 장산호랑이, 빙고스타, 장산제왕 등 안쪽 게이트에 엄청 빠른 말이 여러 두 있어서 과연 최외곽 게이트에서 이런 말들을 제치고 선행을 나설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그러고도 입상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없었던 것도 아니었는데, 도주를 하고도 2위를 지켜냈다. 이 경주의 초반 200미터 기록은 13.0초였고 3코너 통과타임이 23.4초였을 만큼 초중반 레이스가 엄청 빨랐다. 아직은 거의 선행 일변도로 뛰는 약점은 있지만 이 정도로 무리를 하고도 걸음이 완전히 서지 않는다는 점은 높이 살 만하다. 혈통적으로도 개나리는 부계와 모계 모두 중장거리에 적응할 여지는 충분하다. 선행이 수월한 편성을 만나면 거리가 늘어나도 베팅의 중심에 둘 만한 마필로 판단된다. 

# [서]인투더와일드(3세·수·6전3/1/0·김정철·박종곤:56 부:비와신세이키,모:와일드러시크릭)=국4군 마필로 토요경마 6경주에서 여유있는 우승을 했다. 인기순위는 1위였지만 4.4배의 단승식 배당이 말해주듯 안심할 수 있는 말은 아니었다. 그동안 선행으로 1회, 선입으로 2회 입상하며 주행습성이 비교적 자유로운 말로 보이긴 했지만 이번엔 너무 게이트가 밀린 데다 선행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돼 필자를 비롯한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위험한 인기마로 분류했었다. 

하지만 인투더와일드는 평소보다 좀더 빠른 순발력을 발휘하며 선행을 나선 뒤 한 번의 추격도 허락지 않고 그대로 결승점까지 내달렸다. 2위와의 격차는 4마신. 직전에도 여력이 있었지만 한 등급 위인 국4군 말들을 상대로 해서도 여력을 보인 것은 고무적이다. 주의할 점은 체격이 큰 말이라 아니라 지나치게 부담중량이 늘어난다면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시용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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